Go to contents

뻣뻣한 럼즈펠드 책임론 고개

Posted May. 06, 2004 21:07,   

ENGLISH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5일 아랍방송을 통해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사건을 비판하고 관련자 처벌을 약속했지만 아랍권을 중심으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한 사과를 기피하고 있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 인터뷰에 대한 반발=부시 대통령은 이날 2개의 아랍어 TV와 인터뷰를 갖고 내가 아는 미국은 자유를 믿는 온정적인 나라이며 우리는 이런 종류의 학대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랍권은 미국이 공정한 평화의 중재자가 아니며 부시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 인식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집트 최대 이슬람 정치운동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의 최고 지도자인 모하마드 마흐디 아키프는 6일 부시 대통령을 전범으로 국제법정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독일 제1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 앙겔라 메르켈 당수는 시사주간지 디 차이트와의 대담에서 이라크 포로 학대로 민주적 가치의 신뢰성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에르베 라드수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학대 사건이 사실이라면 치욕적이고 국제협약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 책임론=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아침 ABC TV 인터뷰에서 이라크 포로 학대 사진들을 보는 미국인은 누구나 학대받은 이라크인들에게 미안한 느낌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장은 럼즈펠드 장관 책임론을 제기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럼즈펠드 장관의 책임을 피하는 듯한 태도와 부시 대통령을 보좌하는 방식을 문제 삼아 그가 사임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도 럼즈펠드 장관의 해임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지만 그를 질책했다고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6일 일제히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이 이날 국가안보회의를 마친 뒤 럼즈펠드 장관과 별도로 만난 자리에서 국방부가 CBS 방송사의 포로 학대 사진 입수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보고하지 않은 점에 대해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자체 조사=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5일 문제의 아부그라이브 교도소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대표의 눈에 띄지 않도록 재소자 명부에 등록되지 않은 68명을 구금시설 주변으로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CIA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권순택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