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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 상생 정치할 의지 있나

Posted May. 09, 200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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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일주일 전 대표회담에서 상생() 정치를 위한 기본 틀을 마련해 나가자는 내용의 협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금 여권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들은 이와는 거리가 먼 듯하다.

김혁규 총리론이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김씨를 총리로 내정했는지 아직은 확실치 않다. 그러나 그런 말들이 나오면서 당장 한나라당을 자극하고 있다. 야당의 존재를 무시하는 일인 데다 특히 65재보선에서 부산 경남지역 승리를 노리는 정략적 발상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여권은 한나라당이 세 번이나 경남지사로 공천했다면 능력과 자질을 인정받은 것 아니냐며 김씨를 감싸고도는 분위기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자. 세 번이나 자기 당 소속으로 지사를 한 사람이 총선 직전 상대 당으로 말을 갈아타 총리로 거론되는 것을 지켜보는 한나라당의 심정은 어떨까. 행정 능력을 떠나 정치 도의상 문제를 삼을 수 있다고 본다.

415총선 민의는 더는 승부 정치 오기 정치를 하지 말고 여야가 나라와 국민을 위해 협력해 일하라는 것이다. 민생, 경제 살리기, 정치 개혁 등 할 일이 산적해 있다. 그런데도 이에 아랑곳없이 총리 지명 문제로 벌써부터 여야간 대결 분위기를 조성해도 되는가.

상생은 상대를 배려하는 데서 출발한다. 아무리 한쪽이 하고 싶어도 다른 쪽이 거부감을 보이면 접을 줄도 알아야 한다. 정치란 상대를 굴복시키는 게임이 아니라 양보와 이해로 서로를 설득해 가는 과정이다. 더구나 지금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으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이런 마당에 당정 인사 모임 등에서 개각 얘기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섣부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