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14일 헌법재판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기각결정 직후 성명을 내고 노 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다.
성명 전문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노 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낸다. 우리는 과거에 한국과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인 관계를 누려 왔으며 앞으로 협력을 심화시키기를 고대한다. 미국은 한국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우리는 이라크의 안정과 발전에 대해 우리가 공유한 이익 및 6자회담 등을 포함한 상호 관심사들에 관해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고대한다.
AP와 AFP, 블룸버그, 신화, 교도통신 등 주요 외신과 CNN, BBC, 중국국영 CCTV 등 방송들은 이날 헌법재판소의 노 대통령 탄핵심판 기각결정과 직무 복귀를 일제히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외신들은 노 대통령이 이제 대북한 관계를 개선하면서 미국과의 관계도 소원해지지 않도록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고 내다봤다. 열린우리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이라크 파병이 재검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주요 외신 반응=CNN은 국내 방송과 똑같이 이날 오전 10시부터 헌법재판소 판결을 생방송하면서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대니 기팅 기자와의 대담을 함께 내보냈다. CNN은 오전 10시반경 탄핵 기각이 결정되자 긴급뉴스(Breaking News)로 이를 전했다. 중국 CCTV도 오전 9시45분부터 한 시간 동안 헌법재판소 판결을 전문가 대담을 곁들여 생중계했다.
BBC는 기각 결정에는 415총선 결과로 나타난 국민의 견해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대만 중앙통신은 노 대통령도 앞으로 정치 불개입 등 처신에 한층 신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금융시장은 기각 결정을 예상해 왔고 앞으로 한국 정치환경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포스트는 노 대통령은 주요 동맹국인 미국을 멀리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한국인, 특히 젊은층이 지지하는 대북관계 향상을 이뤄야 하는 어려운 균형 잡기에 당장 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교도통신은 열린우리당의 독선과 독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노 정권이 야당과의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랍계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도 오전 9시 뉴스에서 서울 주재 특파원의 기각 결정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전문가 전망=케네스 퀴노네스 전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이제부터는 한국 여야가 서로 차분히 진정하고 노 대통령은 법을 존중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정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노 정권을 더 존중해야 한다며 노 정부가 안정을 되찾는 것이 경제협력을 바라는 북한에도 더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터 벡 한국기업연구소(KEI) 연구원은 (정치 불안에 대한) 우려가 사라져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고무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즈미 하지메() 시즈오카() 현립대 교수는 열린우리당이 다수당이 된 시점에 노 대통령의 복귀가 이뤄져 입법부와 행정부의 관계 설정과 역할에 따라 향후 정국에 큰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라크 파병과 북한 핵문제의 향방은 6월 국회가 열려야 전망이 가능할 것이라며 지금은 예단하기 힘든 혼돈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