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22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수교회담의 조속한 재개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북한과 일본의 수교회담 교섭이 이르면 다음 달 재개될 전망이다.
두 정상은 또 2002년 9월 첫 정상회담 때 채택한 평양선언의 성실한 이행 의사를 확인했다. 평양선언은 일본이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와 보상을 하고 북한은 미사일 발사실험을 보류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담에서 일본으로 돌아간 피랍자의 북한 잔류가족 5명의 일본행을 허용했으며 피랍 후 북한에서 사망 혹은 실종된 일본인 10명에 대해 진상 재조사를 약속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북한이 평양선언의 이행을 약속함에 따라 대북 경제제재 조치를 발동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식량 25만t과 의약품 1000만달러어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또 피랍 일본 여성의 남편인 주한미군 탈영병 출신 찰스 젠킨스가 미국에 체포될 것을 우려해 두 딸과 함께 일본행을 거부함에 따라 제3국에서 가족이 만나 해결책을 찾도록 협조하기로 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22일 밤 피랍자 자녀들과 함께 귀국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적대적이었던 양측 관계를 우호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기가 마련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번 북-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일본의 납치 관련 단체 회원들은 5명의 자녀가 귀국한 것 말고는 아무런 성과가 없는 최악의 결과라고 반발하면서 일본정부의 대북 경제지원 약속 등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