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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450조 사상 최대

Posted June. 07, 2004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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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가 진 빚이 사상 처음으로 450조원을 넘기고 가구당 빚도 3000만원에 육박하면서 가계 부문의 신용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빚이 늘면서 빚 갚을 능력(금융자산을 금융부채로 나눈 배율)도 해마다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가계의 빚 갚을 능력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서 크게 낮은 실정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04년 14분기(13월)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450조4552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447조5675억원에 비해 0.6%(2조8877억원)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가계신용 집계를 시작한 1997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소비자들의 외상구매(판매신용)를 합한 것으로 1999년 말 214조360억원에서 2000년 말 266조8989억원, 2001년 말 341조6732억원, 2002년 말 439조598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증가세는 최근 1년 사이 둔화되고 있다.

가계대출은 425조688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1%(4조7502억원) 증가했지만 판매신용은 24조7667억원으로 7.0%(1조8625억원) 감소했다.

또 가계신용 잔액을 전체 가구로 나눈 가구당 채무는 2945만원으로 지난해 말의 2926만원보다 19만원이 늘어 역시 사상 최대 규모를 보였다. 변기석() 한은 통계국장은 금융기관들이 대출기준을 높이면서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게 줄었으며 소비위축으로 판매신용은 계속 줄고 있지만 지난해 44분기(1012월) 중 63.0%나 감소했던 것에 비해 감소 폭은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가계의 금융자산을 금융부채로 나눈 배율은 2001년 말 2.44배에서 2002년 말 2.07배, 2003년 말에는 2.06배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는 미국 3.4배, 일본 3.5배, 프랑스 5.5배 등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이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특히 생계형 자영업자 등 소득이 적은 사람들의 부채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자산 가치를 줄여 부채상환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과도한 부동산 규제 등의 정책은 신중히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중현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