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조수미씨(41)가 처음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선다. 그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주역 스타로 띄워 올린 베르디 리골레토의 질다 역이다. 아울러 우리 시대 최고의 리골레토로 불리며 메트로폴리탄과 밀라노 라 스칼라, 런던 코벤트 가든 등 정상의 무대에서 베르디 전문 가수로 활동해온 세계 정상급 바리톤 레오 누치(62)도 리골레토 역으로 가세한다. 세종문화회관이 이탈리아 볼로냐 오페라극장의 무대와 의상, 조명 일체를 들여와 제작하는 리골레토의 화려한 면면이다. 7월 2328일 (26일 제외) 오후7시 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조수미가 국내 오페라 무대에 처음이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조씨는 그동안 오페라 아리아 콘서트부터 크로스오버 공연까지 수많은 무대를 거쳐 왔지만 국내 오페라무대 출연만은 한사코 고사해왔다. 메트로폴리탄에서 누치씨와 리골레토에 함께 출연하기도 한 조씨는 이번 출연제안에 대해 볼로냐 오페라극장의 프로덕션에 누치가 가세하는 무대라면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다고 선뜻 승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연은 23, 25, 28일 출연진(A팀)과 24, 27일 출연진(B팀)이 다르게 구성된다. 조씨와 누치씨는 나란히 A팀에 속한다. 너무 한쪽으로 기운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B팀에는 바리톤 고성현이라는 빅 카드가 있다. 98년 유럽무대로 진출해 활동해온 그는 최근 한국오페라단의 도니제티 곡 라메르무어의 루치아에 출연해 레오 누치도 넘보기 힘든 강력한 성량()의 대포()라는 극찬을 받았다.
고씨와 호흡을 맞출 B팀의 소프라노는 노르웨이 출신 엘리자베트 노르베리슐츠. 그 역시 데카 사에서 발매된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지휘의 브람스 독일 레퀴엠 음반에 솔리스트로 나와 절찬 받은 중량급 소프라노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공연 결과에 따라 두 팀에 대한 평가는 바뀔 수도 있다. 아리아 여자의 마음(La donna e mobile)으로 유명한 만토바 공작 역의 테너도 일단 명성에서는 B팀의 테너 로베르토 사카가 A팀의 테너 아킬레스 마카도에 앞선다. 사카는 최근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오페라극장 재개관 연주회에 출연해 격찬을 받았고 이 극장의 재개관 무대인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출연도 예정돼 있다.
지휘는 라 페니체 극장과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등의 음악감독을 지낸 유고슬라비아 출신 비예코슬라프 수테이가 맡는다. 4만30만원. 02-399-11147, 1588-7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