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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도 '정체성' 접고 '민생'

Posted August. 13, 200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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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국가정체성 공세 일변도에서 벗어나 민생 경제 회복에 당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최근 경제 악화에 대한 정치권 공동책임론이 비등한 데다 국가정체성 논쟁이 정쟁()양상으로 변질돼 국면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근혜() 대표는 13일 오전 민생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민들이 희망의 불씨를 찾아나갈 수 있도록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 여당과 협조할 것이라며 경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 이행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의에서 박 대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 때문에 투자가 안 이루어진다 정부가 (기업에) 협박한다고 투자가 되겠나라며 정부 여당의 경제정책 운용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쏟아 놓았다. 결국 민생문제를 둘러싼 정책 대결과 정체성 공세를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대목이다. 임태희() 대변인도 (정체성 논쟁을) 추상적 이념이 아닌 구체적 정책을 통해 말하겠다. 박 대표가 이에 앞장설 것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민생점검회의 후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과 정부 여당에 전하는 정책 제안을 마련했다.

유승민() 제3정조위원장은 회의 뒤 브리핑에서 현 경제 상황은 경기순환상의 단기적 침체가 아니라 성장잠재력 약화에 따른 경제 위기의 초기 단계라며 일본형 장기 불황과는 다른 한국형 장기 불황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수조원의 재정 지출 확대 등 단기 부양책만으로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며 선별적 감세 정책과 공공요금의 동결 또는 인하 조치 등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인위적 환율방어 정책의 중단 전력 요금 및 휴대전화 요금의 평균 10% 인하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청년실업대책의 추진 주택거래신고제 개선 등을 통한 부동산 정책 완급 조절 등을 제안했다. 임 대변인은 다음주 중 야4당과 경제 관련 대책 회의를 갖고 경제 회복을 위한 야권 공조 등도 추가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13일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정책자금 금리를 연 1%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열린우리당 안병엽() 제2정조위원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무역업계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콜금리 인하에 맞춰 현행 4.05.9%인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금리를 1%포인트 낮추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