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기아는 웃고, 삼성 두산 SK LG는 울고.
프로야구를 강타한 병풍()이 올 포스트시즌의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달인 9월은 4강은 물론 상위권 순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 특히 올해는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건 삼성 현대 두산의 3강 순위경쟁과 마지막 한 장 남은 4위 티켓을 향한 SK 기아 LG의 3파전이 막판까지 불꽃을 튀고 있다.
이에 각 구단은 병풍이 전력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느라 여념이 없다. 지금까지 적발된 80여명 중 프로야구 전현직 선수가 절반을 넘는다는 병역 브로커의 고객 명단은 해당 구단에겐 살생부가 될 게 분명하기 때문.
경찰 수사는 이제 막 팔을 걷어붙인 상태. 그러나 경찰가 주변에 떠도는 괴담에는 벌써부터 선수의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현대와 기아는 병풍의 사정권에서 대체로 비켜난 듯한 분위기. 두 구단은 각각 전신인 태평양과 해태 시절부터 야구계의 병역비리 사건마다 빼놓지 않고 얼굴을 내밀었던 단골 팀.
그러나 이번엔 두 팀 다 주전선수 대부분이 고참이거나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를 통해 병역특례를 받아 병풍 대상자가 거의 없다는 분석. 현대는 2명의 투수가 리스트에 올라 있긴 하지만 아직 병역면제를 받은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SK는 내야수 Y모가 4일 소환된 것을 비롯, 중심타자 여러 명이 한꺼번에 연루됐고 두산은 주축 투수가 대거 포함돼 있어 이들이 소환되거나 유죄가 입증될 경우 치명적인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도 핵심 내야 요원 몇 명이 리스트에 올라 있고 LG는 1군 선수는 아니지만 유망주 몇 명이 이미 구속된 상태.
경찰수사의 속도와 방향도 포스트시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경찰청은 1일 구리구장에서 훈련 중인 LG 선수들을 전격 연행한 것을 비롯, 4일에는 SK와 롯데의 문학경기 도중 마구잡이 소환을 강행해 선수들은 사복이 없어 구단 직원의 것을 빌려 입고 가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이달 말에는 준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며 이어 10월 중순까지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가 이어진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경찰의 선수 소환이 계속된다면 일정대로 경기를 치를 수 있는지 조차도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올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향방은 경찰의 손에 달려있다는 야구계의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