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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 그것이 알고싶다

Posted October. 03, 200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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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 강의 개설 급증=최근의 시장경제 강의는 경제학부나 경영학부 등에 교양과목 또는 전공과목으로 개설되는 정식 학점강의로, 경제단체 주도로 이뤄지는 일회성 특강()과 다르다. 강사진에도 교수들 외에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경제연구소 전문가가 적극 참여해 팀 티칭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2학기에 8개 대학에 개설됐던 관련 강의는 올해 1학기에 10개, 2학기에는 17개 대학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2학기 강의가 개설된 대학은 강남대 경희대(수원 캠퍼스) 단국대 동덕여대 명지대 부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숭실대 연세대(본교 및 원주 캠퍼스) 인천대 전남대 중앙대 한성대 홍익대 한국사이버대.

성균관대는 수원에 있는 자연과학 캠퍼스 학생들의 강의개설 요청으로 서울 캠퍼스에서 진행되는 강의를 화상() 강의 방식으로 동시 진행하고 있다. 숭실대는 지원자가 넘쳐 1년에 한 학기만 강의를 개설하는 원칙을 깨고 3학기 연속 강의를 개설했다.

강의를 지원하는 자유기업원의 김정호() 원장은 2학기에 21개 대학이 지원을 요청했지만 예산과 지역적 한계로 17개 학교만 지원했다면서 강의가 없는 대학 학생들이 왜 우리 학교에는 강의가 없느냐는 항의성 e메일도 보낸다고 말했다.

시장경제관이 달라졌다=선후배들이 꼭 들어야 할 강의라고 추천해 신청했다. 숭실대에서 시장경제와 법 강의를 수강 중인 법학과 2학년 위성범(23)씨는 강의 중 정치사안 등에 대해 얘기가 나오면 학생들이 술렁일 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시장경제의 의미와 기업의 역할 등에 폭넓게 공감한다고 말했다.

강의의 영향은 적지 않다.

자유기업원과 각 대학이 1학기에 시장경제 강의를 들은 학생 87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자본주의 체제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더 심화시키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학생의 비율은 학기 초 54%에서 학기말에 26%로 줄었다. 또 노동조합의 집단행동은 노동자 전체를 위해 좋은 일인가라는 질문에 좋다라는 응답은 47%에서 28%로 낮아진 반면 나쁘다라는 응답은 52%에서 72%로 높아졌다. 강의를 들은 뒤 시장경제 체제 연구모임인 시장경제 사랑단 등에 가입한 학생도 적지 않다.

시장경제 교육 국가가 나서야=경제전문가들은 사회주의적 이념이 강세를 보여 온 대학가에서 시장경제 교육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한국 사회의 물줄기가 바뀔 수도 있는 의미 있는 현상으로 주목한다.

숭실대 법학과 전삼현() 교수는 많은 학생이 제대로 된 시장경제 교육을 처음 받는다고 말해 놀랐다면서 학점이나 출석에서 엄격한 과목인데도 수강신청이 몰려 대학생들의 사고에 큰 변화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경련 이승철() 상무는 헌법이 한국의 경제체제를 시장경제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경제 교육은 이념 문제가 아닌 기본적 삶의 방식을 가르치는 것이라며 시장경제 교육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는 만큼 정부는 중고교 교과과정에도 관련 내용을 강화하는 등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안팎의 특강에 대해서도 관심 높아져=정식 강의는 아니라도 대학가 안팎의 시장경제 특강도 주목을 받았다.

동아일보사와 안민정책포럼이 공동기획해 올해 19월 실시한 신()아크로폴리스-젊은 리더를 위한 민주시민강좌 중 시장경제 관련 강의에는 매번 200300명의 대학생과 청소년이 참석했다. 이 강좌에서는 기업의 본질과 기업가정신,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질서, 세계 속의 한국경제, 성장과 분배, 노사관계, 경제발전과 한국경제 등의 주제가 다뤄졌다.

또 전경련이 올해 상반기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과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을 강사로 초청해 연세대와 이화여대에서 각각 열었던 시장경제 관련 특강도 학생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박중현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