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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역사 한국신 번쩍

Posted October. 08, 2004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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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청주 신흥고체육관에서 열린 제85회 전국체육대회 첫날 역도 여고부 53kg급 용상 경기. 플랫폼 뒤에 붙여 놓은 기록표는 단 한 선수만을 제외하고 모두 채워졌다.

드디어 임정화(18대구 서부공고)가 모습을 드러냈다. 2위를 확정지은 김은경(16대전 새일고)의 3차 시기 최고 기록보다 10kg이나 많은 100kg을 1차 시기에서 도전한 것.

작은 키(150cm)에 허벅지 둘레가 다른 선수들의 1.5배 이상 되는 다부진 체격의 임정화는 바벨을 움켜쥐고 호흡을 고른 뒤 가볍게 들어올렸다. 부상으로 아테네 올림픽 메달의 꿈을 접었던 소녀 헤라클레스가 이번 대회 첫 3관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재기하는 순간이었다.

임정화는 앞서 열린 인상에서 한국신기록인 89kg으로 우승했고, 합계에서도 187.5kg으로 2위 김소정(강원 원주여고)보다 27.5kg을 더 들었다.

임정화는 2002년 2월 14세2개월의 나이로 최연소 국가대표에 선발된 뒤 그동안 한국기록을 19번이나 경신해 소녀 헤라클레스로 불렸다.

지난해 전국체전 때에도 58kg급에서 인상 95kg, 용상 118kg, 합계 212.5kg의 한국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그러나 그는 어깨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당해 정작 중요한 대표 선발전에 참가하지 못했다. 선수 생명이 끝났다는 말까지 들었던 임정화는 재활에 성공해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 지 2개월 만인 이날 20번째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임정화는 경기 뒤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다며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생명 그 중심에서 하나로를 주제로 청주종합경기장에서 펼쳐진 개회식에선 아테네 올림픽 양궁 남자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임동현(18충북체고)이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서 63m 높이의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 타워 크레인을 세운 이 성화대는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성화대(39m)보다 24m나 높은 세계 최고 높이의 성화대다.



김성규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