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이 남침하면 핵무기 30개를 북한에 투하한다는 시나리오를 1978년에 마련했다고 교도통신이 7일 보도했다.
미국은 또 한반도에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것에 대비해 98년 핵무기 사용을 전제로 모의탄두 투하훈련을 실시했으며 북한이 핵개발에 나선 사실을 82년에 이미 파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교도통신은 미국의 반핵 환경보호단체와 민간연구소가 정보자유법(FOIA) 등에 따라 공개를 요구해 입수한 미 정부의 비밀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 국방부가 민간에 위탁해 78년 3월 작성한 북한군의 취약성이란 제목의 문서에는 북한군이 남침하면 핵무기 30개를 사용한다는 시나리오가 나와 있다.
교도통신은 미 정부가 91년 해외미군기지의 전술핵무기 전면 철수를 선언하고 한국에서도 핵무기를 전량 빼내갔지만 이 시나리오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여전히 핵 억지력 정책을 구사하고자 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미군은 실제로 98년 미 본토에서 북한까지 항공기로 핵무기를 운반해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해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KC135 공중급유기, F15E 전폭기 등이 참가한 모의탄두 투하훈련을 6개월간 실시했다.
다음은 교도통신이 입수한 비밀문서의 주요 내용.
대북() 모의탄두 투하훈련=미 제4전투항공단은 98년 1월부터 6월까지 F15E 전폭기 24대를 동원,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모의탄두 탑재와 투하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세이모어존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해 남쪽으로 900km 떨어진 플로리다주 에이본파크 공군사격장에 모형탄두를 투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 본토에서 북한까지의 장거리 핵무기 임무를 가정해 AWACS와 KC135 공중급유기 등도 참가했다.
북한 82년부터 핵개발=북한은 85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지만 미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이 3년 전인 82년 영변 핵연구센터에서 새로운 실험로 건설에 착수한 사실을 탐지했다.
86년 9월 작성된 북한 핵무기 개발 가능성 제목의 CIA 비밀문서는 북한이 핵을 개발할 의사가 있으며 일부 재료를 입수해 장치설계만 하면 짧은 시간에 핵무기 뇌관 장치를 조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그23 전투기를 약간 개조하는 것만으로 핵무기 운반수단이 될 수 있으며 한국 북부의 중요한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정보기관은 90년대 초 북한 산악지대에서 고성능폭약 폭파실험 흔적으로 보이는 100여개의 동굴 같은 곳을 탐지, 핵무기 고폭 실험이라는 판단을 내렸으며 당시 빌 클린턴 정부는 대북 공격을 검토하는 등 9394년 한반도에 핵 위기가 닥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