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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사립화 논란 불붙다

Posted December. 16, 2004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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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 로버트 로플린 총장(54)이 16일 KAIST를 사립()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학교 교수들은 로플린 총장의 사립화 방안이 사실상 KAIST의 연구중심 대학 포기를 의미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로플린 총장의 구상=로플린 총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KAIST를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궁극적으로 사립화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구상을 놓고 과학기술부와 논의해 과기부로부터 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면 우리는 지켜보겠다는 답변을 얻었다며 다만 사립화는 궁극적인 추진 목표이지만 당장은 국립대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14일 교내 교수들과 가진 워크숍에서 등록금 징수 정원 2만 명으로 확대(현재 7000명) 학부 커리큘럼의 다양화 돈을 벌 수 있는 졸업프로그램 등을 KAIST 비전으로 제시했다.

여기에는 학부에 의과 및 법과 예비과정을 설치하는 방안을 비롯해 학부 중심의 학교 운영 방안도 들어 있다.

사립화의 의미 논란=로플린 총장은 그동안 한국에서 이공계 대학을 살릴 방안을 묻는 질문을 수 없이 받아 왔다며 그 해답은 시장과 바이어(구매자)가 원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기서 시장은 학생들이 대접을 받는 곳이며 바이어는 학부모라며 사립화의 장점은 학교가 학부모의 만족 여부에 신경을 쓰도록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KAIST 관계자는 총장이 학부모를 바이어로 표현한 것은 바이어인 학부모들이 원하는 대로 학생들이 졸업해 돈을 잘 벌 수 있도록 학교를 개편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AIST 교수들은 로플린 총장의 구상은 대학원 중심의 연구중심 대학을 선도해온 KAIST의 존재 의미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장기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큰 손해라고 반발했다.

현실적으로도 KAIST의 경우 적립된 기금이 거의 없고 등록금의 재정충당률도 4%대여서 사립화가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하는 교수도 적지 않았다.

구상 발표 과정 논란=로플린 총장의 사립화 구상은 일부 극소수 학교 고위층에도 최근에야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학교발전 구상을 태스크포스팀 등을 구성해 자료를 모으고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과는 판이했다.

이 때문에 일부 교수들은 로플린 총장이 14일 KAIST 비전을 발표하자 개인적인 의견을 어떻게 학교의 비전으로 발표할 수 있느냐며 반발했다.

한편 로플린 총장은 최근 나돈 사퇴설과 관련해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만큼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명훈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