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서남부 마따이 지역 난민촌. 지난해 12월 26일 닥친 지진해일(쓰나미)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 2000여 명이 모여 있는 인도네시아 최대 난민촌이다.
6일 오전 난민촌에 들어서자 슬픔이 깔려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시장을 방불케 하는 분주함이 느껴졌다.
인도네시아 긴급구조팀 캠프의 둘리 씨(38)는 전 세계에서 보내주는 의료품과 식량 덕에 지금은 분위기가 상당히 나아졌다고 말했다.
미국, 싱가포르, 호주 등 6, 7개국 의료팀이 캠프를 차린 인도네시아 국영방송 TVRI 앞마당은 부상자로 붐볐다. 이 가운데 한국 구호단체 기아대책이 세운 의료캠프도 있었다.
싱가포르 의료팀 관계자는 한국 의료진이 친절하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넘쳐 다른 곳에서 치료받던 이들도 한국 캠프로 몰린다고 칭찬했다.
길 건너 건물에 마련된 실종자 확인센터에는 실종자 가족이 손으로 직접 쓴 벽보가 빼곡했다. 잃어버린 딸의 어린 시절 사진, 결혼기념 사진 등이 디카리(Dicari사람을 찾습니다)란 글귀 아래 저마다의 사연과 함께 붙어 있었다. 일상의 활기와 지진해일의 상흔이 공존하는 분위기는 반다아체 시내도 예외가 아니다. 군대의 통제 속에 치안은 회복됐고, 작은 시장이나 빠자르(마켓)는 손님들로 활기에 차 있다. 하지만 이는 겉모습일 뿐이라고 현지인들은 지적했다.
반다아체 시 관계자는 지진해일 이후 정부가 이 지역을 외부에 개방하면서 각국에서 여러 단체가 몰려 왔다면서 그 가운데는 자바 섬에서 건너온 이슬람 극렬단체 조직원들도 있으며 이들은 서방 구호단체들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주민은 구호단체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면서 종교적, 인종적 차이에 개의치 않지만 신경을 쓰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