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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비디오대여점 어디 갔나

Posted March. 15, 200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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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산업의 몰락=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전국의 비디오 대여점은 한때 3만여 개에 이르렀지만 지난해 8000개로 줄어들었다. 전국에 1000만 가구가 있다고 보면 약 330가구당 1개였던 비디오 대여점은 1200가구당 하나 정도로 줄어들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제외하면 동네에서 비디오대여점을 찾기 어려워졌다.

비디오 판매액도 급감했다. 업계에선 한때 연간 1조 원이 넘던 것이 지난해 2800억 원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비디오테이프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DVD 타이틀의 판매도 최근 주춤거리고 있다. DVD 판매는 1999년 이후 매년 30%씩 급성장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법 공유 성행=대학생 홍 모(24서울 강북구 우이동) 씨는 인터넷에서 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데 익숙해져서 비디오 대여점에 안 간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극장은 커다란 화면과 음향시설 때문에 가끔 가지만 비디오로 보는 영화는 그냥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본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불법 복제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 할리우드 영화의 90% 이상이 개봉되기 한 달 전부터 한글 자막과 함께 올라온다. 한국영상협회에 따르면 2003년 30여 개였던 불법 영상물 유통사이트는 지난해 77개로 늘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동영상은 400만 명이 P2P 사이트로 받아봤다. 한 해 50만 건 이상이 유통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몇 해 전에는 개봉한 후 극장에서 캠코더로 찍은 후 유통됐기 때문에 화질이 떨어졌지만 최근에는 DVD 수준의 화질과 음질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영화 파일 하나의 용량이 4GB가 넘어 DVD처럼 깨끗한 화질과 5.1채널 사운드까지 갖춘 채 인터넷에 돌아다닌다.

대용량 저장장치의 등장이 원인=당나귀나 프루나 등 개인간 파일교환(P2P)사이트를 이용하는 게 대표적인 방법. 개인 컴퓨터끼리 서로 같은 사이트에 접속해 파일을 주고받는 것이다.

이와 함께 웹하드 방식도 이용되고 있다. 특정 업체가 보유한 인터넷의 저장 공간에 자기 공간을 마련해 둔 뒤 공유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파일을 받아가도록 허락하는 방식이다.

저장용량이 커진 것도 주요 원인이다. 2003년 말에는 노트북 컴퓨터에도 40GB가 일반적으로 장착됐다. MP3 1000곡과 영화 10편 정도를 저장해도 절반가량 용량이 남게 된 것. 최근에는 200GB 용량의 외장형 HDD가 10만원대에 팔린다. 영화 수백 편을 저장해 놓고 보는 셈이다.

인터넷 DVD 쇼핑몰인 파파DVD의 김종래 대표는 정보기술(IT)의 발달과 함께 내가 이걸 제공했다는 일종의 호승심이 불법 복제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석민 김상훈 smhong@donga.com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