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 동안 계속되고 있는 미국 백악관의 김정일 때리기를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CNN과 NBC TV의 1일 일요일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한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 별로 건설적인 지도자가 아니다면서 약속 준수라는 측면에서 우리가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에게 좋은 지도자가 아니며 세계를 편안하게 하는 사람도 아니다, 매우 잔인하다는 말도 했다.
이에 앞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을 호칭 없이 폭군 위험한 사람 등으로 몰아붙이며 강한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부시 대통령을 도덕적 미숙아 인간 추물 등으로 부르며 맞대응했다.
워싱턴과 평양의 이런 공방에 대해 LA타임스는 1일 (북-미 간) 가시 돋친 언쟁은 민감한 시기에 더욱 심각한 함축적 의미를 가질지도 모른다면서 북한이 미 행정부와 핵 난국을 외교적으로 해결할 문호를 닫아버렸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분위기는 한 달여 전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아시아 6개국 순방의 일환으로 한중일 3국을 방문하던 때와 확실히 달라졌다. 당시 라이스 장관은 북한을 주권국가라고 불렀다. 비록 김 위원장에 대한 직접적인 호칭은 아니었지만, 백악관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대해 좀 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불과 한 달여 사이에 분위기는 급변하는 양상이다. 미국이 사실상 6자회담을 포기하고 다음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어떤 목표와 수순을 정해 놓고 상황을 끌고 가려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그러나 6월까지 (현 상황이) 계속되면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