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사진) 주미대사는 11일 한국의 386세대는 현재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학습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미동맹의 향후 50년을 주제로 부임(2월) 후 첫 공개연설을 했다. 데뷔무대였던 셈이다.
홍 대사는 이어 386세대 정치인들에게는 일부 민족주의적 요소가 있지만 자유 민주주의 사회정의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미국 정치 지도자들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반미감정을 이념과 가치체계를 달리하는 중동식 반미주의가 아니라 (미군장갑차 여중생 치사 사건에서처럼) 구체적 사안에 반발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홍 대사는 386세대의 반미감정을 1980년대 미국의 독재정권 지원에 대한 반작용으로 해석했다. 그는 대표적 사례로 미국이 냉전논리에 따라 전두환() 전 대통령을 지지한 사실을 꼽았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 사망 이후 불거진 민주화 열기를 누르고 등장한 전두환 장군이 광주에서 무고한 시민 300명을 학살하는 동안 미국은 눈감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1981년 취임 후 워싱턴에 초대한 첫 외국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이었던 점도 미국이 한국의 독재정권을 지지한다는 인상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기조연설 후 질의응답 시간에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때도 미국은 한국 정부와 협의 없이 영변 폭격계획을 세웠다. 비슷한 상황이 재발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홍 대사는 이에 대해 그같은 중대결정을 한국 정부와의 사전 협의 없이 내리는 일은 생각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