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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기 참사와 철책선 구멍, 국민은 불안하다

[사설] 총기 참사와 철책선 구멍, 국민은 불안하다

Posted June. 20, 200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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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새벽 경기 연천군 최전방 초소에서 발생한 사병의 총기난사 사건은 참으로 충격적이다. 군 당국이 누누이 강조해온 군내 사고예방 대책이 빈말이 아니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와 가족들의 심정이 어떨지는 짐작되고도 남음이 있다.

사병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훈련시켰으며, 사병들의 병영생활과 상하관계를 둘러싼 분위기에 얼마나 무관심했기에 동료 부대원을 향해 수류탄을 터뜨리고 총을 난사하는 일이 벌어진단 말인가. 부대 지휘책임자들은 그동안 무얼 하고 있었는가.

정확한 동기는 더 조사해 봐야겠지만, 엄청난 사건을 일으킨 병사는 평소 고참병의 욕설과 폭력에 시달렸던 것으로 들린다. 군 당국은 올해 1월 육군훈련소에서 있은 인분 사건을 계기로 장병 기본권 지침을 제정하고 일선 부대에 폭력 일소를 지시했지만 달라지기는커녕 더 큰 참사()가 빚어졌다. 폭력사고는 물론이고 군내 자살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사건을 병사 개인의 우발적인 충동 탓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군 내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부터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육군훈련소 인분사건에 이어 또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했지만 말로만 사과할 일이 아니다. 윤 장관과 군 수뇌부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지난 주말에는 북한군 병사가 강원 철원군 최전방 3중 철책선을 통과해 인민군복 차림으로 인근 마을로 들어와 숨어 지내다가 나흘 만에 주민에게 발각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북한군 병사가 통과한 철책은 지난해 10월 철책선 절단사건이 발생한 지점에서 불과 34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밤도 아니고, 훤히 밝은 아침에 남측 철책을 뛰어넘었다는데도 우리 군이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니, 국민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불과 수백 m 앞에 북한군이 대치하고 있는 최전방 초소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과 또다시 철책선이 뚫린 현실은 군의 총체적 기강해이와 안보태세 붕괴를 우려케 한다. 그동안 무엇을 위해 국방개혁 구호를 외쳐왔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