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30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대학경쟁력 강화의 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2005학년도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를 열고 대학 자율화 확대와 구조조정 재정 지원 등을 요구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등 4년제 대학 총장 163명이 참석해 대입제도 개선, 대학 구조조정, 지역균형발전 등 7개 소위원회로 나눠 현안을 토론하고 교육인적자원부에 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대교협 박영식(광운대 총장) 회장은 대학교육의 부실은 등록금에 의존하는 재정구조와 대학교육의 대중화로 학생수가 많은 데 있다며 대학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을 해야 하고 정부도 이런 노력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교협 이현청() 사무총장은 고등교육 동향 보고에서 대학 간 중복 투자와 출혈적인 경쟁관계를 깨고 경쟁력 극대화를 통해 대학 고유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학의 양적 통폐합과 질적 재구조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특성 없는 거대 백화점 대학이 양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위에서 토론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학생선발권 대학 위임=교육부가 대입전형 업무를 대교협에 이관하는 2007학년도부터 학생선발권을 대학에 일임해야 한다. 정부가 본고사 금지 등 3불()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논술이라도 허용해야 한다. 기여입학제는 문제점을 보완해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대학 발전에 도움이 된다. 또 평생교육 희망자를 위한 정원 외 무시험 전형을 확대해야 한다.
구조조정 자제해야=교육부는 경비 절감 차원에서만 접근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대학의 역할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다. 대학 간 통폐합은 신중해야 하고 학생 확보율, 졸업률, 부채비율 등 한계 대학의 판단기준은 엄격해야 한다. 한계 대학은 과감히 퇴출하되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려는 대학에는 특단의 지원이 필요하다. 퇴출 교수를 위한 재교육 지원 등 연착륙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획일적 규제 위주의 구조조정은 지양해야 한다.
학생 감축 대학 허리 휜다=대학구조개혁 지원사업 참여조건을 내세운 전임교원 확보율이 54.5% 이상이고 2007학년도까지 2년간 정원을 10% 줄여야 하는 등 대학의 규모와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구조조정 지원예산 800억 원은 너무 적다. 대학은 학생을 줄인 만큼 지원을 못 받는다. 연세대의 경우 학생을 10% 줄이면 4년간 재정 손실이 207억 원이고 2010년부터 매년 113억 원이 줄어든다. 따라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 고등교육 재원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기부금 100% 손금 인정 등 사립대 세무 개선, 민자유치 활성화도 필요하다.
로스쿨 균등 배분=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선정 때 지역균형배분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인근 2, 3개 대학이 로스쿨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도 있다. 그래야 로스쿨 유치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있고 지방 인재의 유출도 막을 수 있다. 국가고시나 정부투자기관 채용 때 지방대 출신을 일정 비율 할당하는 방안도 있다. 지역균형선발 확대 등의 대입제도는 이런 차원에서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