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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형제의 난 2라운드 돌입

Posted August. 09, 200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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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간 분쟁을 겪고 있는 두산그룹이 두산산업개발의 분식회계 사실을 스스로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박용성() 현 그룹 회장의 형인 박용오() 전 회장 측의 투서로 두산그룹에 대해 검찰이 내사를 벌이고 있는 민감한 시점에 이뤄졌다.

두산그룹은 내년 말까지로 돼 있는 분식회계 자진신고 기간에 맞춰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용성 회장 측이 박용오 전 회장을 압박하기 위해 꺼낸 카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용오 전 회장이 분식회계가 이뤄진 기간에 그룹 회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식회계 자진공개

두산산업개발은 8일 19952001년 건설공사의 매출액을 앞당겨 잡는 방식으로 매출액 2797억 원을 부풀렸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어 분식회계 금액을 올해 상반기(16월) 재무제표에 모두 반영하기 때문에 자본총액이 지난해 말 4982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2413억 원으로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공개의 배경 논란

재계에선 이번 분식회계 고백이 본격적인 검찰 수사를 앞두고 박용성 회장이 꺼낸 압박용 카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952001년은 박용오 전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두산산업개발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던 시기이다.

더구나 두산산업개발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의 출발점이 됐던 기업.

두산그룹에 따르면 박용오 전 회장 측은 지난해 말부터 두산산업개발을 손에 넣으려고 시도하다가 형제 오너들에게 포착되면서 7월 초 열린 가족회의에서 퇴출이 결정됐다.

박용오 전 회장은 이후 박용성 회장 등이 170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내용을 폭로해 현재 검찰이 내사를 벌이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이번 분식회계 공개는 박용오 전 회장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일단 부인했다.

하지만 박용오 전 회장 측은 분식회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검찰 수사의 본질을 희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임원 인사박용성 체제 강화인가

두산그룹은 이날 김철중(58) 두산 부사장을 두산 상사BG 사장으로, 김진(52) 부사장을 두산베어스 사장(그룹 홍보실 사장 겸임)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와 함께 두산의 이태희() 부사장과 김병구() 부사장을 각각 두산산업개발 경영지원본부 부사장과 레저부문 부사장으로 전보했고 김준덕() 두산산업개발 부사장을 총괄 부사장으로 전보 발령했다.

박용성 회장의 측근인 김진 사장이 그룹 홍보와 두산베어스 사장을 겸임한 것을 두고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인 박용오 전 회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홍석민 김두영 smhong@donga.com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