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2단계 4차 6자회담이 13일 중국 베이징() 내 영빈관인 댜오위타이()에서 열린다. 지난달 7일 1단계 회담이 합의문을 내지 못하고 휴회된 지 37일 만이다.
이번 회담은 13일간의 1단계 회담을 통해 좁혀진 두 가지 쟁점, 즉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과 핵 폐기 범위 문제를 중심으로 밀도 있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화적 핵 이용에 대해 북한은 주권국가의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은 북한이 과거 핵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위반했던 전과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이 핵 폐기와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의무 준수 등을 이행하면 평화적 핵 이용권을 인정하자는 입장이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휴회 기간에 평화적 핵 이용 문제에 대해 해결책이 있다며 협상 지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북-미는 5주간의 물밑 접촉에도 불구하고 팽팽한 입장차를 유지하고 있다.
경수로에 대해서도 남북한과 미국은 평화적 핵 이용권과 같은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또 다른 쟁점은 핵 폐기의 범위 문제. 한국과 미국은 모든 핵을, 북한은 핵무기를 폐기대상으로 주장해 대립하고 있다. 이는 민수용 핵시설이 폐기 대상이냐 아니냐는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평화적 핵 이용 문제와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결국 이들 쟁점은 북-미가 정치적 결단을 통해 한꺼번에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회담도 1단계 회담처럼 북-미 양자협의 중심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다만 쟁점이 분명하고 또 6개국의 속내가 대부분 드러난 만큼 회담 초부터 탐색전 없이 곧바로 본론으로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힐 차관보는 12일 한국을 방문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 및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 등과 협상 전략을 숙의했다. 힐 차관보는 13일 오전 베이징으로 간다. 이는 6자회담의 핵심 쟁점에 대해 한미 양국이 마지막 의견 조율을 하고 한미 공조를 내외에 과시하려는 다목적 카드인 것으로 분석된다.
1단계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폐막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회담이 무작정 길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의장국이면서 회담장을 제공하는 중국이 회담을 오래 끌고 싶어 하지 않는 것도 한 요인이다. 따라서 타결이든, 결렬이든 결론이 일찍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