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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종빈 검찰 어디까지 밀릴 것인가

[사설] 김종빈 검찰 어디까지 밀릴 것인가

Posted October. 15, 200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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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빈 검찰총장이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강정구 교수 불구속 지휘를 수용함으로써 정치인 장관이 특정사건의 인신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됐다. 김 총장은 수사 검사들의 의견을 관철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당했다는 점에서 권위에 큰 손상을 입었다.

일선 검사들은 김 총장이 순사()해서라도 장관의 지휘를 거부해 정치권의 부당한 관여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다해주기를 기대했다. 정치권에 밀린 검찰총장이 과연 영()을 세워, 동요하는 일선 검사들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 총장은 장관의 지휘를 따르지 않는다면 검찰은 통제되지 않는 권력기관이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수모를 당한 검찰 총수의 발언으로는 군색하다. 한번도 행사된 적이 없는 법무장관 지휘권을 이용해 불구속을 밀어붙인 정권이야말로 통제되지 않는 권력이다.

법무장관이 나서서 피의자의 인권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를 하라고 지휘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였다. 검찰총장이 구속지휘를 하고 법무장관이 지휘권을 발동하는 법석을 떨었지만 인신 구속에 대한 최종 판단은 경찰 검찰이나 법무부가 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사법부의 고유권한이다.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와 인권에 대한 고려도 최종적으로 사법부가 할 일이다.

영장과 구속의견서에 따르면 강 교수는 북한 노동당 통일선전부 소속 반제민족민주전선과 한총련의 행동지침에 이론적 틀을 제공했다. 여권은 그의 시대착오적인 이적성()을 외면하고 불구속을 관철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에 빗장을 푼 어리석음을 저질렀다.

오욕()을 택한 김종빈 검찰이 그나마 명예와 권위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학문과 표현의 자유가 허용하는 경계선을 넘어선 친북활동의 실체를 철저하게 규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신 구속에 관해서는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법무부장관이 특정 사건의 구속 여부에 끼어드는 일은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