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치료에 쓰이고 남아 버려지는 냉동 배반포기배아를 이용해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로 국내 연구팀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특허를 획득했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사진) 박사팀은 냉동 배반포기배아를 이용해 인간 배아줄기세포주를 만드는 기술이 올해 7월 미국 특허를 획득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특허 획득은 박 박사팀이 2001년 국내 및 국제특허를 신청한 뒤 4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이 기술에 특허를 내주지 않았다.
배아줄기세포 관련 미국 특허는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팀과 호주-싱가포르 공동 연구팀이 각각 초기 냉동배아 및 신선배아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것이 있으며 이번이 세 번째다. 그러나 냉동 배반포기배아를 이용한 기술로는 이번이 세계 첫 번째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체세포 복제를 통한 배아줄기세포주 확립 방법은 아직 미국에서도 특허가 등록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수정된 지 5년이 지나 폐기 처분될 냉동 잔여 배반포기배아를 활용한 것이어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윤리적 논란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발효된 생명윤리법은 불임치료 목적으로 냉동 보관했다 5년이 지난 잔여 배아에 한해 환자의 동의를 받아 줄기세포 연구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구팀이 이번에 획득한 특허에는 배아줄기세포 분리 과정에 사용되는 해동기술과 체외배양 시스템, 특수 항인간항체(AHLS)를 사용한 면역절제술 등 10여 개의 세부 기술이 포함돼 있다.
박 박사는 배아 손실률을 낮추고 배아줄기세포 확립 성공률을 기존보다 5배 이상으로 끌어올린 점이 특허를 받은 기술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특허 획득은 배아줄기세포 분야의 원천기술을 독점적으로 확보한 만큼 이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단계에 진입하면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 박사팀은 7월 미국에서 특허를 획득했으나 관례에 따라 특허증이 한국으로 교부될 때까지 특허 획득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