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내세울 게 있다
정상에 서서야 알았습니다. 그 너머에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사실.
우리투자증권이 4월 이런 TV 광고를 내보내자 삼성 대우 현대증권 등 전통의 강호들이 반발했다.
누가 정상에 섰다는 거냐 진짜 1위는 따로 있는데 왜 짝퉁이 1위인 척하느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7, 8월에는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이 시가총액에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선두 다툼을 벌였다. 이 경쟁에 언론이 관심을 보이자 다른 증권사들은 엉터리 1위 경쟁이라며 평가절하 했다.
도대체 어느 증권사가 1위일까. 실제로 회사마다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 있어 1위 선정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해 자산 규모 6조2722억 원으로 업계 1위였던 삼성증권은 올해 9월 말 현재 주식예탁자산(28조 원)과 해외 주식중개 부문 시장점유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전체 시가총액도 1위다.
우리투자증권은 합병 이후 자기자본금이 1조8630억 원으로 늘어 이 부문 1위다. 9월 말 기준으로 종합자산관리(랩 어카운트) 유치 및 평가금액, 기업금융(IB) 영업수익 면에서도 1위에 올라 있다.
대우증권은 전통적인 순위 분류 기준인 중개수수료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8.5% 선으로 1위다. 올해 상반기(49월3월 결산법인) 영업이익(1370억 원)과 순이익(1403억 원) 부문에서도 1위가 확실시된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540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5대 대형 증권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또 영업점이 134개로 업계에서 가장 많다.
대한투자증권은 개인자산 수탁액이 7조4000억 원으로 1위다. 한국투자증권도 합병 이후 수익증권 판매 잔액이 1위인 점과 전체 자산규모가 1위권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업계 선두라고 주장한다.
경쟁은 업계 발전에 긍정적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증권업협회는 주식 중개 약정 규모를 기준으로 증권사의 시장점유율 순위를 발표했다.
당시에는 대부분 증권사가 중개수수료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았기 때문에 이 순위에 이의를 제기하는 회사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수수료 수입 경쟁을 지양하겠다고 선언하는 증권사가 나타나자 증권업협회는 순위 발표를 중단했다. 이후 증권사마다 서로 1위라고 주장하는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것.
메리츠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자신만의 특화 전략을 기반으로 강점을 발전시키고 있어 누가 선두인지 가리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라며 수수료 경쟁에서 탈피해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이 시작된 것은 업계 발전을 위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