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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는 안심하고 먹으라더니

Posted October. 22, 200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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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

보건복지부는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김치 16개 제품 중에서 9개에서 회충 구충 동양모양선충 사람등포자충과 같은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검사 대상은 19, 20일 국내에 유통된 중국산 김치 16개와 국산 김치 18개 등 총 34개다. 현재까지 국산 8개 제품에 대해 검사한 결과 국산 김치에서는 기생충 알이 검출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외교통상부 농림부 등과 협의해 모든 중국산 김치에 대해 통관을 보류했다며 수입 김치를 모두 검사한 뒤 안전한 제품에 대해서만 통관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인분거름이 원인=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국산 김치는 230여 종류. 이들 중에는 중국 제조업체에서 생산된 제품에 국내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고 있는 것도 있다.

이번에 검출된 회충 구충 동양모양선충은 모두 토양 매개성 기생충으로 인분 또는 이에 오염된 물이나 토양에서 잔류하다 배춧잎에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화학비료보다는 인분을 거름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것이 기생충 검출의 주원인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회충은 성충이 되면 길이 1015cm로 자라며 구충이나 동양모양선충은 1cm 정도 크기의 실모양 기생충이다. 사람등포자충은 눈에 거의 보이지 않는 기생충으로 인체에 큰 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화여대 의대 기생충학 양현종() 교수는 이들 기생충에 감염됐을 때 큰 위험은 없지만 구토나 복통 등 소화기장애 증세가 생길 수 있고 특히 구충에 감염된 경우 빈혈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식당 김치는 손도 대지 않겠다=시민과 누리꾼은 이제 밖에서는 더는 김치를 먹을 수 없게 됐다며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또 관리 감독이 소홀한 정부 당국을 비난하며 노골적으로 반중() 감정을 드러냈다.

포털 사이트의 한 누리꾼은 음식점에서 나오는 김치가 중국산인지 국산인지 구분할 방법이 없으니 김치를 먹지 않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터진 기생충 파문으로 김장을 직접 담그는 가정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주부 이모(28) 씨는 직장 생활로 바빠 평소 김치를 사먹고 있는데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이 나왔다니 이제는 김치를 담가 먹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은 중국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이들은 당장 중국과 무역금지 조치를 취하고 중국산 상품의 불매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회사원 김모(32) 씨도 납에 이어 기생충까지 나온다고 하니 더는 할 말이 없다며 중국에 정식으로 항의를 해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권훈정() 교수는 기생충이 든 김치를 장기간 섭취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같은 김치를 먹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지나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진한 정세진 likeday@donga.com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