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대형 로펌(법률회사)이 최근 5년 사이 법원과 검찰 출신의 이른바 전관() 변호사들을 대거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전관 변호사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법원장 검사장 등을 비롯해 부장판사와 부장검사 등 대부분이 법원과 검찰의 고위직 출신이다.
대형 로펌들은 이를 토대로 기존의 주력 업무이던 기업 자문역 외에 기업 총수가 연루된 사건 등 대형 사건을 거의 싹쓸이하면서 법률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법률시장 개방이 임박한 상황에서 로펌의 대형화는 불가피한 일이라는 의견과 함께 로펌이 전관이라는 무기로 너무 손쉽게 시장을 잠식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본보가 대한변호사협회와 각 로펌 홈페이지 등의 자료를 토대로 조사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7월 1일 현재 김&장과 광장, 태평양, 세종 등 국내 10대 대형 로펌(변호사 수 기준)의 변호사는 모두 89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법원과 검찰 출신의 전관 변호사는 240명(27%)에 달한다.
이들 전관 변호사 24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7명이 2000년 이후 로펌에 영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로펌의 설립 이후 2000년 이전까지 1020년간 영입된 전관 변호사보다 이 기간에 영입된 전관 변호사가 더 많은 것.
이는 대형 로펌들이 주로 법원 검찰 출신의 거물급 변호사들을 영입해 대형화를 추구해 온 결과로 보인다.
로펌들이 대형화되면서 대형 사건도 이들 로펌에 집중되고 있다.
10월 초 삼성자동차 채권단이 삼성그룹을 상대로 제기한 4조7000억 원 규모의 채권 회수 소송에서 채권단은 태평양과 화우를 대리인으로 선정했다. 이 소송은 국내 최대 규모의 소송으로 평가받는다.
김&장은 지난달 1심 선고가 이뤄진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변칙증여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삼성 측을 대리했다. 광장은 1998년 삼성전자 소액주주 22명이 삼성 이건희() 회장 등 전현직 이사 9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삼성 측을 대리했다.
특히 2003년 대선자금 수사 때 연루된 현대자동차와 LG 한화 롯데 SK 등 대기업들은 모두 10대 대형 로펌에 사건을 맡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