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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위의 빅마마, 사상 최대 빅쇼

Posted December. 29, 200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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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코트에선 그를 빅 마마라고 부른다.

188cm, 84kg의 우람한 체구에 두 딸을 둔 주부 선수여서만은 아니다.

큰 덩치만큼이나 넓고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어서다.

신한은행 외국인센터 타즈 맥윌리엄스(35).

국내외 선수를 통틀어 최고령인 그는 올 시즌 4경기에서 평균 32득점에 19.3리바운드로 두 부문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역대 시즌 최고 기록인 1998년 여름리그에서 정선민의 30득점과 2005년 여름리그에서 애드리언 윌리엄스의 16.4리바운드 기록을 모두 깨뜨릴 기세다.

시즌 초반 최고 용병으로 떠오른 맥윌리엄스는 어시스트 능력도 뛰어나 골밑에서 집중수비에 걸리면 곧바로 외곽에 있는 동료에게 손쉬운 3점슛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3승 1패로 2위를 기록 중인 신한은행 이영주 감독은 몸이 느려 걱정했는데 뭐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고 흐뭇해했다.

골밑을 호령하는 맥윌리엄스는 코트 밖에선 자상한 아내와 엄마로 돌아간다. 19일 입국한 10년 연하의 남편과 두 딸을 위해 집안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것. 경기 안산시의 한 아파트에 살며 장도 보고 요리와 청소도 그의 몫.

그의 남편은 이탈리아 주둔 미국 육군 중사. 맥윌리엄스가 1999년 이탈리아리그에서 뛸 때 처음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공교롭게도 결혼기념일은 미시 선수인 신한은행 전주원과 같은 12월 23일. 오산 미군부대에서 뜻 깊은 결혼 기념 파티를 가졌고 크리스마스 때는 집에서 직접 칠면조 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맥윌리엄스는 팀에서 고생하는 후배 선수들과 매니저에게 일일이 성탄절 선물을 해 동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이스라엘 체코 터키 등 전 세계를 떠돌며 용병 생활을 하고 있는 맥윌리엄스는 남편이 새해에 1년 동안 이라크에서 근무하게 돼 걱정이 많단다. 그래서 온 가족이 함께하는 요즘 한국 생활이 더욱 소중하기만 하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