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대목 준비는 서문시장에서=인터넷 서문시장 홈페이지, 대구시와 시민단체 게시판에는 상인들을 격려하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주부 김영란(40대구 수성구 황금동) 씨는 대구경제가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서 서민이 이용하는 서문시장에 대형화재가 발생해 너무 안타깝다며 이번 설 제수용품은 모두 서문시장에서 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민 신주용(35) 씨는 상인들에게 재기의 의욕을 불어넣기 위해 불이 난 서문시장 2지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부 허진희(46중구 동산동) 씨는 대구의 상징적인 재래시장이 잿더미로 바뀌어 마음이 아프다며 다가오는 설에 시민들이 서문시장을 많이 찾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문시장 화재수습대책본부와 대구 중구에는 상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전화가 이어진다.
대구시는 서문시장 피해 상인을 돕기 위해 범시민 모금 운동을 벌이기로 하고 조만간 행정자치부에 성금 모금을 승인해 주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기부금품모집법에 따르면 3억 원이 넘는 성금 모금은 행자부 기부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상인들은 3일 서문시장 주차빌딩을 대체 상가로 이용하게 해달라는 호소문을 이웃 상가 상인에게 나눠줬다.
수습대책위원회 정청호(58) 위원장은 수십년 동안 삶의 터전이었던 서문시장을 떠나 어디서 장사를 하겠느냐며 주차빌딩에서 1평씩이라도 임시 점포를 마련해 간판이라도 걸게 해 달라고 말했다.
서문시장 연합회는 지구별로 찬반 투표를 실시해 주차 빌딩의 임시 활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초기진화 실패 책임 및 피해액 공방=상인들은 불이 나자마자 신고를 했는데 전체 점포(1267개)의 95%(1190개)가 불에 탄 것은 초동진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9일 오후 9시 57분에 발생한 화재를 20시간 만인 이튿날 오후 5시 57분에서야 완전히 진화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대구소방본부는 화재발생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늑장 출동이라고 보기 어렵고 완전 진화가 늦어진 것은 서문시장의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이 처음 난 곳은 포목 전문상가로 24평 크기의 점포가 빽빽이 붙어있는 데다 상점 안에 있던 물건들이 모두 불에 잘 타는 원단이라 피해가 커졌다는 것.
또 1975년 건립된 시장 건물이 붕괴조짐을 보여 소방관을 30일 오전 4시경 모두 철수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피해 금액 산정도 차이가 크다. 대구소방본부는 3일 현재 피해액이 건물 35억 원, 재고 상품 및 원단 142억 원 등 177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대구 중구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접수된 피해액은 1190개 점포에 624억 원. 상인들은 피해액이 1000억 원에 이른다고 추정한다.
화재 당시 상가에서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으나 소방시설 관리업체인 A사가 11월 4, 5일 점검을 할 때는 스프링클러와 경보기가 정상 작동해 책임논란이 예상된다.
대구시는 3일 서문시장 2지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특별교부세 250억 원을 지원해 주도록 행정자치부에 건의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일부 또는 전부가 불에 탔거나 훼손된 돈을 교환해 주기로 했다.
평양시장, 강경시장과 함께 조선 3대 시장으로 꼽혔다. 4000여 점포가 입주한 영남지역 최대 재래시장. 1, 2, 4, 5지구와 동산 및 아진상가 등 5개 지구가 있다. 불이 난 2지구는 연면적 2만 m 규모로 원단 및 포목점 등 1267개 점포가 영업을 하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