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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있는 일에 돈써야 행복

Posted January. 12, 200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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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을 넘긴 노()한학자가 5년 전 사회에 50억 원을 내놓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경기 고양시 고양유림서원 이경무(81) 옹은 11일 시가 50억 원에 이르는 땅 1567평을 고양시에 기증했다.

이 땅은 고양시 덕양구 동산동 신도시가 조성될 예정인 삼송택지개발지구 내의 알짜배기 세 필지.

이 옹은 고양시의 역사를 기록할 건물을 세우는 데 보탬이 되기 위해 땅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이 옹의 뜻에 따라 고양문화원 건물을 짓기로 하고 관련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옹은 이에 앞서 2001년 11월 택지개발로 받은 토지보상금 5억 원을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고양시에 기탁하면서 앞으로 50억 원 정도를 사회를 위해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도 오전 6시면 어김없이 서원에 나와 청소를 하고 지인들과 한학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 이 옹은 부자들이 나눔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14세 때부터 힘들게 돈을 벌어 부자가 됐어요. 힘들게 번 돈을 가치 있는 일에 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전국의 부자들이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모두 결혼해 따로 살고 있는 2남 2녀의 자녀들도 이 옹의 이 같은 결정에 흔쾌히 동의했다.

그는 1986년부터 50여 평 남짓한 공간에 서원을 마련해 한학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조상대대로 고양시에 터를 잡아온 이 옹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 없이 건재상 등을 하며 자수성가한 수백억대 부자이지만 그는 지금도 부인과 둘이서 20평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다. 노 부부가 이 정도 크기의 집이면 딱 알맞다는 게 이유였다.

이 옹은 지식이 있으면 후학을 키우고, 재산이 많으면 사회를 위해 내놓는 나눔의 정신이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영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