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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느닷없는 중방문

Posted January. 12, 200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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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0일과 11일 일본 도쿄와 서울을 경유해 12일 중국을 방문한다.

12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기간과 겹친다.

힐 차관보의 이번 방중은 당초 예정에 없던 일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왜 하필이면 김 위원장의 방중 기간과 겹치게 일정을 짠 것일까? 우연일까?

힐 차관보의 중국 방문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전혀 무관치 않다. 미 행정부 소식통의 코멘트다. 힐 차관보가 김 위원장의 방중에 맞춰 워싱턴에서 급파됐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또 다른 소식통은 힐 차관보의 이번 방문을 일종의 탐색 임무(probing mission)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달러 위조 문제에 대한 김 위원장의 속내도 탐색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와 김 위원장의 중국에서의 조우 가능성도 초미의 관심사다.

한미 양국의 외교 소식통도 11일 현재 베이징에서의 움직임이 부산하다고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힐 차관보를 직접 면담하기보다는 최측근들을 내보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가운데 6자회담의 한국 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9, 10일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과 6자회담 재개 방안을 협의했다.

그는 11일 협상의 장애 요인이 되고 있는 북한의 위폐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실질적인 진전을 가져오기 위한 조용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가급적 1월 중에는 다음 회담의 시기나 관련 사항에 대한 윤곽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뭔가 중국 측과 심도 있는 얘기를 나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송 차관보의 중국 방문 시점 역시 김 위원장의 방중 직전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그의 방문이 김 위원장의 방문을 사전에 인지하고 이뤄진 것은 아니더라도 김 위원장-힐 차관보-송 차관보의 방중은 묘한 3각 조합을 연상시킨다.

이 복합 방정식의 한가운데에는 중국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북한의 돈세탁과 관련 있다고 지목한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을 오랫동안 조사해 그것과 관련된 진위를 정확히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나 북한 한국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11일 이 은행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정안 윤종구 credo@donga.com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