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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노성일 결별은 판교때문?

Posted January. 14, 20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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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줄기세포 연구의 가장 돈독한 파트너였던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서로를 향해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로 앙숙이 됐다.

황 교수는 12일 기자회견에서 그 이유의 하나로 판교 프로젝트를 거론했다. 노 이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을 자신이 도와주지 않아 관계가 틀어졌다는 설명이었다.

동양 최대 규모의 여성전문병원과 줄기세포연구소를 건립하겠다는 것이 노 이사장의 판교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 하지만 추진 과정을 들여다보면 깔끔하지 않은 부분도 적지 않다.

경기도에선 NO=성체줄기세포 치료제 개발회사인 메디포스트는 지난해 12월 14일 미즈메디병원과 공동으로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내 1만여 평 부지에 1000억여 원을 들여 줄기세포 치료센터와 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올해 3월 착공에 들어가 2008년까지 건물을 완공하겠다는 구체적 건립목표도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판교에 부지조차 마련하지 못해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태다.

노 이사장은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15일 성남시에 여성노인전문병원 및 줄기세포 연구시설을 조성하겠다며 경기도가 관리하는 판교벤처단지의 부지를 할인 또는 무상 공급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판교벤처단지에는 순수 연구시설이 아닌 병원이 입주할 수 없다고 성남시에 통보했다.

당시 노 이사장은 사업 추진을 위해 손학규() 경기도지사와의 면담을 추진했으나 만나지 못했다. 황 교수는 12일 회견에서 2004년 말경 노 이사장이 판교 프로젝트를 위해 경기도 고위 인사를 만나는 자리에 동행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서초구에도 사업제안=노 이사장은 또 지난해 8월 24일 조남호() 서울 서초구청장을 찾아가 서초구 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부지를 싸게 구입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구청장은 본보 기자에게 노 이사장이나 미즈메디병원을 이전에 알지 못했다며 노 이사장이 당시 나를 찾아와 황 교수와 함께 연구하던 사람인데 아웃(out) 당해 따로 대규모 연구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 구청장은 20분 정도 사업 구상을 들은 뒤 그린벨트 부지가 대부분 사유지여서 구 차원에서 도와줄 수 없다며 돌려보냈다고 덧붙였다.

오비이락()?=노 이사장은 2004년 10월경 사석에서 판교 프로젝트를 얘기했다가 이 내용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머릿속 구상일 뿐이다며 구체적 실행계획을 부인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14일 사업부지도 마련하지 않은 채 판교 프로젝트를 서둘러 공개한 이유는 무엇일까. 노 이사장은 바로 다음 날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현재는 없다는 충격 고백을 해 궁금증이 더욱 커진다.

이에 대해 노 이사장은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14일 판교프로젝트를 공개한 것은 메디포스트가 유상증자를 위해 한 것으로 나의 기자회견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오비이락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황 교수와 소원해진 것은 그가 줄기세포의 상용화 가능성을 너무 허황되게 부풀리고 다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