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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개 그룹총수 기업지배력 점수 매겨보니

Posted February. 07, 2006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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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위 29개 그룹 가운데 SK 총수 일가의 기업 지배력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두산 한화 현대중공업 순으로 지배구조가 취약했다.

반면 총수 일가의 기업 지배력이 가장 강한 곳은 현대산업개발이며 KCC 신세계 효성 대상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대 사회학과 장덕진(경제사회학) 교수와 박천웅 연구원이 외환위기가 온 1997년부터 2003년 말까지 국내 29개 그룹의 소유구조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장 교수팀은 총수 일가의 그룹지배력을 수치(지위비)로 표시했다.

이 수치는 0부터 1사이에서 움직이며 기업가치가 높은 계열사의 주식을 많이 소유할수록 1에 가까워진다.

다른 계열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지분을 확보해도 지배력이 높아진다.

장 교수팀은 국내 29개 그룹의 2003년 기준 수치를 산출해냈다.

그 결과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가장 약한 SK그룹은 0.053, 가장 강한 현대산업개발은 0.888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0.159로 29개 그룹의 평균인 0.377에 크게 못 미쳐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약한 그룹으로 분류됐다.

또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의 상위 23개 그룹과 비교했을 때 외환위기 이후 총수 일가의 그룹지배력은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장 교수는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소유 규제나 상속 등으로 그룹 지분이 분산됐다면서 이를 두고 긍정적 또는 부정적이라고 단순히 평가할 수는 없지만 해외 거대 자본의 공세에 맞설 수 있는 경영권 방어력이 취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인하대 김진방(경제학부) 교수는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소유 지분에 비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당국이나 소액주주의 지속적인 견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팀은 지난해 말 일본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 재벌의 지속가능성 심포지엄에서 한국 재벌의 출자 네트워크 변화, 19972003이란 주제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정세진 김광현 mint4a@donga.com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