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아 아로요(사진) 필리핀 대통령이 24일 정부 전복시도에 대해 경고하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이날 TV와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군의 일부 세력이 지휘체계에서 벗어나 민간정부를 축출한 뒤 헌법에 위배되는 정권을 수립하려고 한 것이 드러나 이를 분쇄했으며 국가에 대한 명백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군 최고사령관으로 정권에 대한 어떠한 위해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상사태는 계엄령의 전 단계. 비상사태가 선포된 직후 수도 마닐라 일대에는 검문소가 설치됐으며 군 세력 일부가 시위에 가담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부대 외곽에도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또 대통령궁으로 연결되는 도로에 철조망과 컨테이너가 설치됐다.
이런 가운데 마닐라에서는 경찰과 반정부 시위대 간 충돌이 발생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AP통신은 비상사태 선포가 1986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축출한 피플 파워(민중 혁명)를 기념하는 기념탑에서 아로요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군경이 설치해 놓은 바리케이드를 제거하고 진입하려는 시도가 있은 뒤 나왔다고 보도했다.
앞서 에르모게네스 에스페론 육군참모총장은 22일 장교 14명을 포함해 아로요 정부의 전복을 시도한 군부 세력을 적발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