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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 떠나요, 트레킹하러

Posted April. 07, 2006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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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걸으면서 봄빛 자연을 느껴보자. 제주도의 때묻지 않은 자연. 발품 팔아야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신발 끈 고쳐 매고 높고 낮은 오름으로, 금빛 모래섬 해변으로, 수목 향내 짙은 휴양림 숲 속으로. 봄 향취 짙은 제주도로 떠나 보자.

제주도와 신비한 모아이(석상)가 있는 남태평양의 이스터 섬(칠레). 두 화산섬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8000km나 떨어져 있지만 공통점이 있다.

석상(돌하르방과 모아이)과 바람, 섬 도처의 크고 작은 오름(기생화산)과 그곳에서 크는 말이 그것. 오름에 관한 한 이스터 섬은 제주도 축소판이다.

제주도의 오름은 지구상에서 찾아 보기 힘든 지형이다. 어미 산 한라를 중심으로 섬 도처에 368개의 오름이 퍼져 있다. 크기와 형태, 생성 원인은 다르지만 봉긋이 솟고 움푹 파인 둥근 선만큼은 한결같이 닮았다.

오름에 오르는 재미는 특별하다. 오름은 높거나 가파르지 않아 힘도 그리 들지 않는다. 한라산국립공원 안에서 가장 큰 어승생오름(1176m)도 오르는 길은 30분 정도로 짧다. 그런데 그 발품으로도 얻는 소득은 크다.

우선 정상에서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바라다 보인다. 한라산 정상은 물론 해안과 바다까지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또 하나는 바람. 평지에서 만날 수 없었던 거센 바람을 이곳에서 대면한다. 어른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만큼 세찬 바람을 가르며 보는 풍광. 그제야 돌 바람 여자 등 3다()의 제주도가 제대로 느껴진다.

용눈이오름(북제주군 구좌읍 종달리)은 트레킹의 진수를 선사한다. 돌담 두른 무덤을 지나 나무 한 그루 없는 등성을 따라 오른 나지막한 꼭대기. 그 아래 움푹 파인 작은 굼부리(분화구)를 비켜 가면 더 큰 오름 하나가 정면으로 이어진다. 이런 세 개의 굼부리가 이어진 복합형 화산체인 용눈이오름. 오르는 길은 온통 풀로 덮여 양탄자를 밟는 듯하며 경사도 완만하다. 정상까지 15분 정도 걸린다.

어승생오름은 등산 쪽에 가깝다. 30분가량 가파른 산길로 오르는 데다 등산로도 민둥산 형태가 아니라 수림을 지난다. 이런 노고에 대해 오름의 정상은 광대한 풍광으로 보상한다. 바다로 둘러싸인 해안과 제주 시내가 확연히 보일 정도다. 고지여서 3월 말까지 음지엔 눈이 있다. 그래서 봄에는 트레킹화를 준비해야 한다.

큰절물오름(650m제주시 봉개동)은 삼림욕과 산책을 겸할 수 있는 제주도 최고의 오름 트레킹 코스. 삼나무 숲 휴양림을 통해 오른다. 한여름 절물자연휴양림에서는 삼림욕을 즐긴다. 오르는 길은 가파른 편이고 20분 정도 가면 정상이다. 정상에는 원형의 굼부리가 있다.

산을 등지면 바다를 만나는 곳이 제주도다. 중문 하얏트호텔로 가면 잘 알려지지 않은 멋진 해변이 있다. 조른모사리라는 이름의 이곳은 검은 모래 해변이었으나 인근 해안에 방파제가 만들어진 뒤 금빛 모래가 쓸려와 쌓였다고 한다. 제주말로 조른은 작은, 모사리는 모래.

투어버스 타고 숨은 명소 탐방

렌터카+자유여행이 많은 제주도 여행에 투어버스+발품체험을 묶은 신종 패키지 상품이 나왔다. 탐라산업개발이 지난달 내놓은 이 상품은 제주비경 발품여행(1박 2일)으로, 한국관광공사가 국내 여행상품을 육성하기 위해 전국 5개 권역별로 하나씩 선정한 우수 상품 중 하나이다.

이 패키지의 특징은 가이드 동승 버스투어, 체험 위주 답사여행, 업그레이드된 숙식, 저렴한 비용 등.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는 살롱형 버스를 타고 돌하르방공원 섭지코지 제주도예촌 등 비교적 덜 알려진 관광지를 들른다. 발품여행에 걸맞게 조랑말 승마, 오름트레킹, 조른모사리 해변 산책, 모의 카지노실습 등 체험 코스가 많다.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비롯해 몽골인 마상쇼 관람, 풍력발전 마을(행원리) 방문 코스도 포함돼 있다.

숙소는 콘도형 동양썬라이즈 리조트(북제주군 조천읍 •www.dysunrise.com) 등 여러 곳. 식사는 성읍민속마을 괸당네의 돼지불고기(8000원 상당), 하얏트호텔 일식당의 고등어조림(1만5000원 상당) 등이다.

1인당 가격(왕복항공권+숙박+네 끼 식사)은 24만 원(주중), 28만 원(주말) 내외(숙소 및 시기별로 변동). 버스 투어만 참가하면 이틀에 4만5000원(점심•승마 포함). 3월 말11월 말에 판매한다.

문의 및 예약=투어버스여행(www.tbus.co.kr) 1544-4118, 064-747-4004



조성하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