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 온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소환 조사가 24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외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 협력업체들은 검찰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해외 딜러들도 이번 수사가 미칠 수 있는 이미지 추락 등 부정적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재계와 검찰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부품공급 협력업체들의 모임인 현대기아차협력회는 22일 이 그룹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협력업체 1800여 개사 임직원 5만 명의 서명이 담겼다.
이영섭() 현대기아차협력회 회장 등은 탄원서에서 현대기아차의 경영 차질이 본격화하고 대외 신인도가 추락하면서 부정적 파급 효과가 날로 현실화하고 있어 걱정스럽다며 현대기아자동차와 성쇠를 같이하는 협력업체에는 더욱 큰 부담이라고 주장했다.
협력업체들은 또 수사 결과 경영 공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경영은 뿌리째 흔들리게 되고 협력업체들에는 그 영향이 몇 배나 증폭돼 파급될 것이라고 밝혀 간접적으로 정 회장과 아들 정의선 기아차 사장에 대한 선처를 요청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은 국민의 혈세로 거액의 부채를 탕감 받고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반성은 고사하고 하청업체 직원들을 이용해 구명 탄원을 한다니 어이가 없다는 내용을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현대차 해외 딜러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스콧 핑크 미국 현대차 딜러 협회 회장은 지난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북미 지역 딜러 대표 모임에서 미국 고객들이 비즈니스 외적인 요소로 현대차 구매를 유보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라며 이번 사태가 판매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스콧 회장은 곧 협회 명의로 이번 사태에 대해 우려하는 공문을 현대차 본사로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딜러인 오브라이언 오토모티브사는 현대차 본사에 보낸 공문에서 이번 사태로 현대차가 해외에서 쌓아 온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