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잃어버린 기호 1번을 되찾아 오겠다.
당선 확정 발표와 함께 단상에 오른 한나라당 허남식 부산시장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를 정권 심판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발판으로 부산을 국내 제2도시에서 나아가 동북아 중심도시, 홍콩 싱가포르와 같은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허 후보의 당선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보궐선거로 부산시장이 된 뒤 1년 10개월의 짧은 임기 중 APEC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지만 당내 경쟁자인 권철현() 의원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던 것.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허 후보는 부인이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했다, 사택에서 시청 일용직 가사도우미를 썼다는 등의 악재가 잇따라 터져 도덕성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허 후보는 관용차의 사적인 사용 등에 대해 관행이긴 했지만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허 후보는 1976년 행정고시 19회에 합격한 뒤 줄곧 부산에서 공직 생활을 해 온 토박이 공무원이다. 부산시청에선 터줏대감으로 불리고 일처리가 유연하다는 뜻에서 고무 허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정치력 부족과 중앙 정치무대에서의 경험 부족 등이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하지만 중앙정치와 거리가 있다는 점이 오히려 경선에선 강점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부산 지역 현역 의원 상당수가 권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하기 쉬운 허 후보를 선호했다는 것.
허 후보는 이에 대해 시장의 정치력은 통합의 정치력이다. 시민의 힘을 한곳으로 모을 수 있는 게 정치력이다. 행정 능력을 갖춘 토대에 정치력이 보태져야 한다. 그 힘으로 APEC를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열린우리당 오거돈 후보도 행정 능력을 갖췄지만 부산 시민들은 시정의 연속과 안정을 원하고 있다며 비교 우위를 주장했다.
그는 부산 발전을 위해 2010년까지 산업용지 440만 평을 조성하고 일자리를 4만 개 창출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