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키티맘 5•31도 바꾼다

주부인 심진숙(32인천 부평구 부개동) 씨는 5월 들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거의 매일 오전 동네 도서관에서 학부모들과 모임을 갖는다. 지금까지는 매주 금요일에만 책과 신문을 읽고 서로 의견을 교환했지만 최근 모임 횟수가 크게 늘었다.

이 모임의 주 활동 주제는 531지방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에 대한 검증이다. 회원 10여 명이 시구의원 후보의 경력과 공약을 분석하고 이들에 대한 정보를 교환한다.

심 씨는 또 시구의원 후보들을 찾아 동네 도서관 신설 아이들의 아토피피부염을 막을 수 있는 청정한 환경 조성 학부모 직영으로의 급식 체제 전환 등을 공약에 넣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는 우리 의견을 가장 잘 반영한 후보를 지지하는 활동을 곧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 씨처럼 20대 중반30대 중반 기혼 여성인 키티맘이 이번 지방선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은 요구사항을 후보들의 공약에 반영할 뿐만 아니라 다른 세대와 달리 남자보다 투표율도 높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역대 지방선거의 투표율을 분석한 결과 키티맘 세대의 투표율은 같은 연령대의 남자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았다.

1998년 제2회 지방선거에서 전체 투표율은 남자가 54.3%로 여자(52.1%)에 비해 2.2%포인트 높았지만 2529세는 여자(31.4%)가 남자보다 1.8%포인트, 3034세는 여자(43.5%)가 남자보다 6.1%포인트나 높았다.

2002년 제3회 지방선거에서는 이 차이가 2529세는 3.4%포인트, 3034세는 7%포인트로 더 크게 벌어졌다. 4년간 20대 후반 연령층 가운데 일부가 30대 초반으로 이동한 것까지 감안하면 투표율의 변화 폭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역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 때도 키티맘 세대의 투표율이 남자보다 더 높았지만 지방선거의 남녀간 차는 더욱 컸다. 키티맘은 유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뿐만 아니라 후보로도 많이 나서고 있다. 1일 현재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 여성 시도의원 후보자 가운데 23.5%, 시군의원 후보자 가운데 32%가 키티맘이었다. 같은 연령층의 남자가 전체 남자 후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10.4%, 7.9%에 불과했다.

키티맘이 비중 있는 유권자층으로 떠오르자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각종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후보들은 앞 다퉈 보육시설 확충과 아토피 환경 척결 등 자녀 양육 문제, 영어캠프 신설과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확충 등 교육 문제, 학교 급식문제 등에 대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동정민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