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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로 유럽종단하는 뇌성마비 최창현씨

휠체어로 유럽종단하는 뇌성마비 최창현씨

Posted June. 19, 200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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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발을 끈으로 묶어 고정하고 전동휠체어를 입으로 조종해 유럽 대륙 종단에 나선 장애인이 있다.

최창현(41) 씨는 선천성 뇌성마비 1급 장애인. 그는 하루 평균 80km씩 이동해 9개월 동안 유럽 30개국을 종단하는 대장정에 도전 중이다.

지난달 10일 그리스 아테네를 출발해 한 달여간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를 거쳐 15일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영웅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분단국가의 국민으로서 장애인들도 이렇게 간절히 통일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외국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종단 이유를 설명했다.

최 씨가 4개국을 거치는 동안 각국 시민들에게서 받은 메시지도 A4 용지로 4050쪽이나 된다. 그는 내년 2월 독일 통일의 상징 도시인 베를린에 무사히 도착해 유럽 종단에 성공하면 이 메시지들을 북한 측에 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생면부지의 외국인들에게서 받은 감동의 박수갈채도 큰 힘이 됐다. 루마니아 국경 지대에서 도로 공사를 하던 한 나이 많은 인부가 일손을 멈추고 그에게 꼬깃꼬깃한 2레이(약 680원)짜리 지폐를 손에 쥐여준 일을 잊을 수 없다고.

그가 준 2레이는 그 어떤 대기업이 2억 원을 후원한 것보다 더 훌륭하고 고마운 돈이었다고 강조한 최 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으니 장애인으로 태어난 것이 후회스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