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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열 독립혼 찾아 반세기 넘은 세대 공감

Posted August. 14, 200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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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국적의 조선족 학생들이 광복절을 앞두고 9일과 10일 중국 지린() 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일대의 항일유적을 함께 찾았다.

이들은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와 연변대가 4일부터 11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공동 주최한 한중 청소년 친선 문화제에 참가한 양국의 중고교생과 대학생들이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이 행사에는 57명의 학생(한국인 39명, 조선족 18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임시정부가 있던 상하이와 더불어 중국 내 항일운동의 양대 산맥인 룽징() 시의 룽징중학교를 가장 먼저 찾았다. 윤동주 시인이 다녔던 광명중, 이준 열사가 다녔던 은진중 등 5개 학교가 1946년에 합쳐지면서 이름이 룽징중학교로 바뀌었다. 지금은 주로 조선족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이어 학생들은 허룽() 시에 있는 청산리전투 터와 투먼() 시의 봉오동전투 전적비를 차례로 찾았다.

양국의 학생들이 항일 현장에서 보인 반응은 달랐다.

양준열(17대전고 2년) 군은 청산리전투 터에 도착하자 사방이 산이고 벌판뿐이어서 그런지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며 하지만 당시 치열했던 전투 상황을 듣고 나니 감동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선족 학생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내용들을 처음 접한 탓인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춘미(22여선양사범대 4년) 씨는 옛 대성중 건물의 2층에 있는 윤동주기념관에서 윤동주 시인의 삶과 룽징지역의 항일운동사에 대한 안내원의 설명에도 고개만 갸웃거렸다.

옌지() 시 김예란(41여) 교사는 조선족 학교에서도 우리 민족의 역사를 따로 가르치지는 않기 때문에 우리 민족이 중국 땅에서도 항일운동을 했다는 사실을 아는 학생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원철 흥사단 대표는 이번 답사에서 양국 학생들이 국적과 역사에 대한 지식은 큰 차이가 있지만 같은 핏줄이라는 사실을 각성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종석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