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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아침에 한일관계 또 급랭

Posted August. 16, 200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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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8월 15일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했다.

일본의 현직 총리가 패전기념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1985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 이후 21년 만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15일 오전 7시 45분경 관용차로 도쿄() 도심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본전()에 참배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2001년 취임 이후 매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왔으나 종전기념일 참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이날 외교통상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오시마 쇼타로()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강하게 항의했다. 나종일 주일대사도 이날 오후 일본 외무성을 항의 방문했다.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과거 일본의 군국주의와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고 정당화하고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또다시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유명환 외교부 1차관은 외교부로 불려온 오시마 대사에게 광복절 아침에 고이즈미 총리가 신사 참배를 강행한 것은 우리 국민의 감정을 심대하게 손상시키는 것으로 우리 정부와 국민은 깊은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오시마 대사는 A급 전범을 위한 참배가 아니라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담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국도 이날 오전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외교부 성명을 통해 강력 비난과 함께 항의를 표시했다.

중국의 항의성명은 고이즈미 총리가 참배를 마친 지 29분 만에 이뤄졌다. 이 같은 신속한 반응은 중국 외교 관례로 볼 때 극히 이례적이다.

중국 외교부는 고이즈미 총리가 국제사회와 아시아 이웃나라, 일본 국민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신사를 방문한 것은 국제 정의에 대한 도전이자 인류의 양식을 짓밟는 행위라고 강력 비난했다.

그러나 중국은 중-일 관계의 건강한 발전은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과 아시아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된다며 중국은 앞으로 양국의 평화공존과 우호협력, 공동발전에 진력할 것이라고 밝혀 양국 관계가 더는 악화되지 않도록 기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중국 누리꾼들은 고이즈미 총리를 참배마귀라고 조롱하며 수만 명이 항의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다는 등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주중 일본영사관은 일본 교민들에게 안전주의보를 내리고 가급적 중국인과 정치적 사안을 갖고 토론하거나 홀로 외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