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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미 꺾였나

Posted August. 30, 200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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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산업생산 증가율이 1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또 소비재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감소세로 돌아섰고 향후 경기 상황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도 6개월 연속 하락해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바뀌고 있다.

산업, 소비 모두 부진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대비 4.4% 증가하는 데 그쳤다.

6월(10.9%)의 절반 수준으로 지난해 6월(3.7%) 이후 13개월 만에 최저치다. 7월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소비도 부진했다.

지난달 소비재 판매는 전년 동월대비 0.5% 감소했다. 소비재 판매가 작년 동월에 비해 줄어든 것은 지난해 1월(4.0%) 이후 18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내 건설 기성액(건설업체가 공사를 하고 받은 돈)도 집중호우에 따른 민자() 부문의 공사실적 부진으로 작년 동월대비 0.7% 감소했다. 지난해 2월(3.3%)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은 산업생산 증가율이 추락한 것은 자동차 파업과 집중호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교 시점인 지난해 7월의 증가율(7.0%)이 워낙 높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소비재 판매가 줄어든 데 대해서도 자동차 파업에 따라 승용차 판매가 줄어들었고, 집중호우 탓에 자동차연료 소비가 줄어든 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경기선행지수 계속 하락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

약 6개월 뒤의 경기를 내다볼 수 있는 경기선행지수(전년 동월대비)는 4.3%로 전달보다 0.5%포인트 떨어져 올해 2월 이후 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경기선행지수는 구인구직 비율 소비자기대지수 재고()순환지표 등 10개 지표를 통해 앞으로 경기를 내다보는 경제지표다.

최인근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과거의 경험을 보면 선행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 첫 하락이 시작된 지 815개월 뒤부터 경기가 꺾이는 시점이 오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선행지수가 올해 2월부터 하락했기 때문에 이르면 10월부터 경기가 하강할 수 있다는 뜻. 그러나 최근 경기순환 주기가 짧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미 경기가 꺾였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최 국장은 아직 본격적인 경기침체를 얘기하는 것은 이르다고 주장했다.

또 조원동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경기가 꺾인다고 해서 산꼭대기에서 꺾이는 것과 고원()에서 꺾이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며 감소의 폭이 줄어드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경기가 침체국면에 접어드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빠르게 둔화되고 있는 것은 확인되고 있다며 인위적인 경기 부양이 없다면 세계 경기와 비슷하게 내년 2분기(46월)쯤 저점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민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