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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없이 쌀한톨 안줘 퍼주기 아니다

Posted October. 14, 200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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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의 주무부처인 통일부에서 포용정책을 앞장서 추진해 온 고위당국자가 13일 포용정책 고수 의지를 천명한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안이 당초에 미국과 일본의 초안에 비해 대폭 완화된 형태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도 9일 핵실험 직후 포용정책만을 계속 주장하기 어렵게 됐다고 하던 태도를 바꿔 1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남북관계가 화해와 협력 분위기로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핵실험이 일어났다면 국민이 얼마나 불안하겠느냐고 말했다. 여당에서는 당의 정체성 문제와 직접 연관된 포용정책 고수를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왜 포용정책이 매를 맞아야 하나=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격앙된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핵실험을 막지 못한 데 대해 무한대의 책임을 느낀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책임과 관계없이 (포용정책에 대해) 사실은 사실대로 표현하겠다며 작심한 말을 이어나갔다.

이 당국자는 포용정책 실패의 핵심으로 지적되는 대북 퍼주기 논란에 동의할 수 없다며 쌀 한 톨 주면서도 그냥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04년 6월 설악산에서 열린 장성급회담에서 서해상 우발충돌 방지 및 선전수단 제거에 합의하고 하루 뒤 평양에서 열린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쌀 40만 t 차관 제공에 합의한 것을 예로 들었다.

아울러 군사분계선(MDL) 부근인 경기 파주시에 영어마을과 LG필립스LCD 단지가 조성된 것 핵실험에도 사재기가 재연되지 않은 것 탈북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대남인식이 호전된 것 등을 대북포용정책의 효과로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는데 아무 제재가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제재만으로 북한의 핵을 막을 수는 없다며 제재를 가하면서도 희망을 보여야지 (대화에) 나오지, 제재를 가시화한다고, 봉쇄했다고 손들고 나오고 그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 당국자는 금강산과 개성을 끊는다고 해서 (북측을) 아프게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어차피 금강산은 들어갈 돈 다 들어갔고 이제는 입산료만 받고 있고 개성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강산과 개성공단은 시장원리에 따라 대북 경협사업자가 하는 정상적인 상행위인데 북한에 대한 현금 지원의 창구로 지목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질범하고도 협상하는데=이 당국자는 지난해 919공동성명 발표 이후 적극적으로 북한과 양자대화에 응하지 않은 미국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며 북핵문제가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에까지 이른 것은 미국 책임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이 당국자는 미국에 대북 금융제재 해제와 직접 대화를 여러 차례 촉구했다며 인질범하고도 협상하는데 직접 대화하라고 설득했고 대화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인데 양자()가 협상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설득했지만 미국은 북한이 치팅(1994년 제네바합의를 어긴 것을 지칭)하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하태원 taewon_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