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은 죽었다? 천만의 말씀! 여기 미국 출신 5인조 록 밴드 에반에센스가 있다. 뉴메틀과 고스록(유럽 중세시대 음악과 록을 결합시킨 장르)을 접목시킨 하이브리드 음악, 그에 반대되는 청아한 여성 보컬 에이미 리의 목소리는 마치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검은색 장미 같다. 이들은 2003년 데뷔 앨범 폴른을 미국에서만 600만장 이상을 팔았고 2004년 그래미 어워드는 이들에게 올해의 신인이라는 타이틀을 얹어주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여전히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검은색 마스카라를 눈에 바른 채 돌아왔다. 록은 더 이상 안 되는 음악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어퍼컷을 날리듯 두 번째 앨범 더 오픈 도어는 발매 첫 주 미국 내 44만7000장의 판매를 올리며 20일자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이들의 두 번째 하이브리드 록은 3년 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홍일점인 에이미 리와 e메일 인터뷰를 했다.
타이틀 블랙 VS 블루
지난해 기타리스트 벤 무디가 팀을 떠났고 베이시스트 윌리엄 보이드 역시 탈퇴했죠. 고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가야 했답니다. 2집은 고통과 시련 속에서 피어난 한 송이 희망꽃이라고 할까요?
더 오픈 도어란 2집 제목부터 변한 듯 하다. 무조건 어두워야 돼라는 식의 강박관념 대신 웅장한 스케일에 중점을 두어 극한 우울증에서 벗어났다. 1집 타이틀 곡 브링 미 투 라이프가 도저히 보이지 않는 암흑세계를 그렸다면 벌써 빌보드 싱글차트 10위에 오른 2집 타이틀 곡 콜 미 웬 유 아 소버는 중세 유럽의 유적지를 보는 느낌이다. 이로 인해 에반에센스의 마스카라 색깔이 옅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목소리 글루미 VS 파워풀
우리는 최대한 많은 음악을 들으며 장점을 흡수하려고 합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가 팬인 밴드가 되자고 다짐하죠.
에반에센스 음악의 생명력은 바로 보컬 에이미 리의 목소리. 포크와 오페라를 넘나드는 그녀의 목소리는 이 밴드만의 개성을 만들었다.
데뷔 앨범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다소 슬프고 우울해보였지만 스위트 새크리파이스나 웨이트 오브 더 월드 등 2집에서는 강력한 면모를 선보였다. 그러나 리듐 같은 음침한 곡에서는 마치 마녀가 노래 부르듯 괴기스럽다.
2집에 이르러서야 온전한 자유를 확보한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서는 멤버 전원이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했고 어느 누구도 No라고 말한 곡이 없을 정도죠. 이것이 바로 지금 현재의 에반에센스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