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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릴땐 난치병 아픔 잊지요

Posted October. 30, 200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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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총성이 울린 지 어느덧 1시간 35분.

동아일보 2006 경주오픈마라톤 10km는 물론 하프코스 출전 달리미들도 상당수 골인하고 있을 때 어린 꼬마 한 명이 힘겹게 골인지점을 들어오고 있었다.

노주현(6)군은 아버지 노재욱(33), 어머니 서세연(34) 씨와 함께 10km를 완주했다.

온 몸의 힘이 쭉 빠졌지만 주현 군은 금세 표정이 밝아진다.

엄마 아빠랑 같이 뛰니까 재밌었어요.

주현 군의 얼굴 오른쪽은 눈에 띄도록 부어있다. 신경섬유종이라는 희귀 난치병을 앓고 있기 때문. 신경섬유종은 종양이 신경계를 타고 전신에 번지는 무서운 병이다.

뇌종양, 척추측만증, 탈구 안면기형 등 합병증이 있지만 치료약조차 없다고 한다. 한국에도 2만여 명의 환자들이 이 병을 앓고 있다고.

이번 대회에는 이 병을 앓는 환자와 가족들의 모임인 신경섬유종을 이기는 사람들에서 13명이 참가해 10km를 모두 완주했다.

어머니 서 씨는 한국에서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병이 너무 안 알라져 있어요. 사람들은 특이한 외모만 보고 수근거리고 전염된다고 슬금슬금 피하죠. 이 병이 전염병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 신경섬유종은 돌연변이나 유전으로 발현되거든요.

그들이 생각한 것은 마라톤을 함께 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경주 오픈마라톤을 시작으로 세 번째 출전해 모두 완주했다.

동병상련을 앓는 환자들이 모여 함께 뛰어 체력도 기르고 친목도 쌓을 수 있었다. 덕분에 신경섬유종을 적극적으로 국가와 사회에 알릴 수도 있었다.

서 씨는 유치원에서도 처음에는 아이들이 주현이를 피했는데 약간 아플 뿐 자기들하고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아무 거리낌 없이 친하게 잘 지낸다라며 우리 사회 모두가 신경섬유종 환자들과 함께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