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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 직원 몰래 메신저 머리싸움

Posted November. 07, 2006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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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방패가 이길 것이냐, 직원의 창이 이길 것이냐?

기업들이 메신저 사용을 제한하자 메신저를 둘러싼 회사와 직원들의 머리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회사 측은 메신저가 업무에 방해가 된다며 어떻게 해서든 줄이려고 하고, 직원들은 몰래 메신저를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해 내고 있는 것.

메신저를 몰래 사용하는 것 중 가장 흔하면서 애교로 보아 넘길 수 있는 것은 메신저 프로그램을 투명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MSN과 네이트, 파란 등 대부분의 메신저들은 고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투명 스킨 옵션을 제공한다. 투명한 메신저를 워드프로세서나 메일 프로그램 위에 올려놓으면 상사가 이를 알아채기 어렵다.

특정 메신저의 인터넷 접속을 막아놓은 경우 이름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군소 메신저가 많이 쓰인다. 이런 제품은 전산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지 않아 접속 제한을 받지 않는다. 모 백화점에 근무하는 김모(35) 대리는 미스리 메신저란 생소한 이름의 제품을 쓰고 있다.

전산팀의 통제가 심할 경우 돈을 내고 프록시(Proxy) 서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까지 있다. 이 서비스는 회사 밖의 우회 서버를 통해 메신저를 쓸 수 있게 해 준다. 특정 메신저 서버로의 연결만 차단하는 사내 보안 시스템은 이런 우회 연결을 막을 수 없다.

또 드물긴 하지만 메신저 파일의 이름을 바꿔 보안시스템의 추적을 피하는 방법도 있다.

한편 메신저 이용을 찬성하는 젊은 직장인들은 업무에 메신저가 필수 도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이현숙(30여) 씨는 메신저는 비용과 시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전화보다 유리하다며 특히 외부 업무가 많은 경우 메신저 사용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회사 측에서는 아무래도 메신저가 업무 집중도를 떨어뜨린다고 주장한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젊은 직원들이 메신저로 잡담하는 것을 많이 본다며 보안 유지와 근무 기강 확립을 위해서는 메신저 이용 제한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문권모 mike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