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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I이견, 한미관계 골 더 깊어져

Posted November. 15, 200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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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변 수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선택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PSI의 실제 운영 원칙에도 부합한다.(박인국 외교통상부 외교정책실장)

현 시점에서 한국은 PSI에 공식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이 결정을 존중한다. 만약 한국이 어느 시점에선가 좀 더 공식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면 우리는 환영할 것이다.(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

북한의 핵실험 강행 후 PSI를 놓고 한미간에 벌어졌던 줄다리기가 13일 한국의 불참 선언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대북 제재의 주요 수단으로 한국이 PSI에 정식 참여하도록 줄기차게 설득해 왔던 미국 측의 요청을 거부함에 따라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한미 간의 거리는 더욱 멀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망한 미국=미국이 2003년 한국에 PSI 참여를 공식 요청한 이래 PSI 정식 참여를 놓고 여러 차례 한미 간 이견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논란 끝에 참관 형태로 PSI에 부분 참여하기로 했던 올 1월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한국이 역내 물자지원에 불참하고 역외 물자지원도 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겠다며 현상유지에 가까운 결론을 낸 데 대해 미국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10월 말까지도 형식상 불참, 실질적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는 한국 측의 방침을 전달받고 한국이 PSI 6, 7단계인 역내외 물자 지원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PSI 참여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조사국 래리 닉시 선임연구원은 14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결정은 이미 대북정책에서 많은 이견을 보이고 있는 양국의 차이를 더 크게 만든 중대한 조치라고 말했다.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한국이 미국이 갖고 있는 걱정만큼 사안을 심각하게 보지 않는 것 같은 인상을 남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6자회담 득실=정부의 PSI 불참 선언은 PSI 정식 참여가 6자회담 진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북측의 반발을 무릅쓰고 남측이 PSI에 참여할 경우 어렵게 형성된 대화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PSI 불참은 6자회담에서 한국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주장하며 회담을 군축협상으로 이끌어 갈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미 간의 견해차를 미리 드러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또 PSI 불참 선언이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을 불편하게 만드는 나라일수록 회담에서는 목소리를 더욱 크게 낼 수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은 반대로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