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전략 경영, 전략골프서 배우죠

Posted November. 21, 2006 06:36,   

ENGLISH

윤종용(62)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문경영인으로 가장 성공한 사람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1996년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뒤 10년 동안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일등공신이다. 경영능력 면에서 보면 세계적 수준의 CEO다.

윤 부회장의 골프 실력도 경영 능력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핸디캡(파72타를 평균적으로 초과하는 타수) 12(평균 타수 84)로 주말 골퍼로서는 수준급이다.

베스트 스코어 76타, 홀인원도 두 번

2001년 11월 재계에서 윤 부회장의 홀인원이 화제가 됐다. 윤 부회장이 당시 최규완(현 건국대병원 의료원장) 삼성서울병원장 등과 함께 안양베네스트골프클럽(GC) 17번홀(140야드)에서 8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공이 홀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전날 밤 최 원장이 용꿈을 꿨다는 것. 쇼트홀에서 티샷을 한 공을 용이 물고 가 버린 것이었다. 최 원장은 아마 윤 부회장 이름 마지막 글자가 용이라 꿈과 궁합이 맞았던 것 같다며 그는 최고의 CEO답게 남의 꿈으로도 자신의 플레이를 완성시켰다는 덕담도 아끼지 않았다.

윤 부회장은 2002년 7월에도 강남300CC 3번홀에서도 홀인원을 기록한 바 있다.

그의 베스트 스코어(최저타)는 76타(4오버파). 7년 전 일본 나리타() 공항 인근 글렌오크스CC에서 처음 76타를 쳤고, 지난해에도 남부CC에서 같은 점수를 냈다.

즐거운 라운드가 최고

윤 부회장과의 라운드는 늘 즐겁고 유쾌하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그 자신도 골프에 대한 철학을 묻는 질문에 즐기면서 치자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평소 친분이 있는 재계와 정관계 인사, 대학 교수 등과 라운드를 즐긴다.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안양베네스트GC를 찾을 때는 동반자에게 친절하게 홀을 설명해 주기도 하며 골프 관련 유머로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규칙과 예의에 둔감한 골퍼들은 윤 부회장에게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그는 벙커샷 후 모래를 고르지 않거나 경기 도중에 시끄럽게 하는 등 에티켓을 지키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플레이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윤 부회장은 열정적으로 노력하면서도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 주는 장점이 있다며 그의 골프에서는 원칙을 중시하면서도 혁신과 창조를 거듭하는 경영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골프와 경영은 일맥상통

올해 10월 윤 부회장은 협력회사인 미국의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회의를 한 뒤 그 회사 스콧 맥닐리 회장과 함께 라운드를 했다. 핸디캡 3으로 프로골퍼 수준인 맥닐리 회장은 첫 홀에서 드라이버로 티샷한 공이 두 번이나 OB(Out of Bounds플레이가 금지된 구역)로 날아갔다.

하지만 그는 첫 홀에서 더블 보기를 하고도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76타로 경기를 마쳤다. 윤 부회장은 당시 라운드에서 최고의 경영자다운 맥닐리 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에 감탄했다며 위기관리 능력은 실제 경영에서도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말했다.

또 윤 부회장은 잭 니클로스가 이기기 위해서는 어떻게 공을 칠 것인가, 어떻게 홀을 공략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골프에서는 전략적인 코스 공략이 가장 중요하다며 경영에서도 어떤 전략으로 승부하느냐가 글로벌 경쟁에서 상대를 앞설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박정훈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