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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물러나라 국정이나 챙겨라

Posted December. 06, 2006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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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당헌에 따르면 내년 2월에는 정기전당대회를 열도록 돼 있다. 그 때까지 친노와 비노, 재창당파와 통합신당파 간의 세 대결과 노선투쟁이 더욱 격화될 수밖에 없다.

통합신당파는 전당대회를 열면 열린우리당의 해산 또는 신당 추진 결의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지만, 친노 그룹은 리모델링 재창당에 나서겠다는 복안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전당대회를 계기로 양자가 영원히 결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친노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참여정치실천연대, 국민참여 1219, 의정연구센터, 신진보연대 등 친노 그룹에 소속된 중앙위원, 당원협의회장, 시도당 상무위원, 청년위원장 270여 명은 이날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상대책위원회의 즉각 해체와 당의 진로를 결정하기 위한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이들은 김근태 의장이 이끌고 있는 비대위가 지난 6개월 동안 보여준 것은 무능과 독단뿐이었다며 당내 갈등과 당청갈등만을 조장하면서 정작 중요한 국정현안에는 당론 하나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해 한 자릿수 지지율의 식물정당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당의 진로와 관련된 모든 것은 전당대회에서 평가받아야 하고, 당의 운명은 당원들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정연 대표인 김형주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라며 이 당이 비현실적이고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떠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신당파들의 탈당을 요구했다.

친노파들은 이날 회견에 이어 10일 중앙당사에서 소속 의원을 포함한 당원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당 정상화를 위한 전국 당원대회를 개최, 실력행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신당파는 설문조사 강행으로 맞불=비대위는 이날 저녁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당 진로를 묻는 설문조사 문항과 방법을 확정, 68일 소속 의원 전원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한 비대위원은 설문조사가 끝나면 비대위 내부 논의를 거쳐 이달 중순 의원총회와 의원 연찬회에 보고한 뒤 당의 진로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이 국정에 전념하는 것이 레임덕을 최소화하고, 나라와 국민에게도 좋은 것이라며 국민이 당청관계에 대해 이제는 짜증을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전날 당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통합신당을 도로민주당, 지역당회귀라고 비판하며 당의 진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한 데 대한 비판이다.

김 원내대표는 또 최소한 12월 국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의정활동에 전념하는 것을 방해하는 상황은 4일자로 끝나야 할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자제를 주문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통합신당파는 전당대회를 무기로 공세적으로 나오는 노 대통령과 친노의 기세를 반격할 카드가 많지 않아 내부적으로는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당=호남당으로 규정하면서 전당대회에서 결판내자는 노 대통령의 선전포고를 맞받아서 전당대회를 토론의 장으로 개최할 경우 통합신당 구상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는게 신당파의 판단이다. 친노가 소수이기는 하지만 전당대회장을 장악해 파국으로 몰고 가기는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통령의 요구에 굴복, 대통령과 함께 열린우리당 체제를 이어가면 18대 총선에서 금배지를 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탈당하는 방법이 있으나 이 또한 마땅치 않다. 우선 명분이 약하다. 원혜영 사무총장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신당은 의원들이 특정 계파 빼고 우리끼리 하자는 것이라며 그런 식의 신당은 명분을 얻기 힘들다고 토로했고, 강기정 의원도 신당은 결국 민주당과 통합이라는 점에서 노 대통령이 말한 그 부분은 맞다고 했다.

탈당을 주도할 구심점도 없다. 한 초선 의원은 정동영 전 의장이나 김근태 의장이 나를 따르라고 한들 누가 나가겠느냐. 섣불리 탈당했다가 낙동강 오리알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 내 다수 통합신당파들이 속으로 부글부글하면서 행동은 주저하는 형국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조수진 장강명 jin0619@donga.com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