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비()언어극 점프가 영국 런던에서 큰 박수를 받았다. 공연을 마치자 찰스 왕세자와 부인 커밀라 파커 볼스 씨가 무대 뒤로 와서는 출연진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정말 환상적(fantastic)이었다. 너무 재미(funny)있었다고 극찬했다고 한다. 태권도 태껸 쿵후 등 동양무술에 아찔한 애크러뱃 묘기가 곁들인 점프는 요절복통의 무술 가족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무언극()이 빠지기 쉬운 드라마 부족의 약점을 말끔히 극복한 독창적인 형식의 공연이다.
2003년 초연 이후 벌써 40만 명이 봤다. 9월에는 서울 종로구 종로2가에 전용관까지 생겼다. 해외에서의 성공도 화려하다. 이스라엘 중국 그리스 스페인 인도 등 8개국에서 120회 공연돼 9만여 명의 관객을 끌었다. 영국 에든버러축제에서는 2005, 2006년 내리 흥행 베스트 5에 올랐다. 내년엔 세계 공연예술의 중심지인 런던 웨스트엔드와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도 올릴 예정이다.
한류()가 유행이라지만 톱스타 몇 명에 의존해서는 오래 생명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콘텐츠의 질이 탄탄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인문학 등 기초학문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류상품 대장금도 이영애라는 명배우와 함께 문사철(문학 사학 철학)에 밝은 작가 김영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흥행 마인드도 중요하다. 점프의 프로듀서 김경훈 대표는 시연할 때 제목은 별난 가족이었지만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점프로 개명했다고 말했다.
문화산업은 대표적 미래산업이다. 1992년 영화 쥬라기공원의 매출액은 8억5000만 달러로 현대자동차 150만 대를 수출한 것과 같은 금액이었다. 그해 현대차의 실제 수출 규모는 그 절반도 안 되는 64만 대였다. 한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도 계속 고부가가치 서비스 쪽으로 옮겨 가고 있다. 하지만 올해 문화오락서비스 수지는 10월까지 2억7000만 달러 적자다. 금융 인력 정보 컨설팅 등 비즈니스 서비스와 함께 문화 레저 의료 교육 등 삶의 질 관련 서비스의 고급화가 절실하다.
허 승 호 논설위원 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