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국내파 박사 갈곳 없다

Posted December. 26, 2006 07:25,   

ENGLISH

김 씨는 연구조교를 하며 월 1000달러를 받았다. 주립대의 매학기 등록금으로 8000달러, 월 생활비로 1000달러가 드는 등 박사학위를 받는 데 쓴 돈은 약 8만 달러(약 7440만 원)였다. 이 씨가 박사과정을 밟느라 쓴 비용은 대략 5000만 원. 비용만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2440만 원의 차이가 고용의 격차로 이어진 셈이다.

국내파 박사와 해외파 박사의 교수 취업 양극화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본보가 국회 교육위원회 정문헌(한나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전국 166개 대학의 20012006년 신임 교수 채용 현황을 자체 분석한 결과 이 기간에 배출된 인원을 기준으로 한 교수 임용률은 국내파 박사는 14.5%에 불과했으나 해외파 박사는 47.5%로 국내파 박사의 3배 이상이었다.

이 기간에 배출된 국내파 박사 3만4425명 가운데 5008명, 이 기간에 귀국한 해외파 박사 9578명 가운데 4551명이 교수가 됐다. 이 기간 이전에 누적된 수까지 합치면 국내파 박사의 임용률은 더욱 떨어진다.

90% 이상이 국내파 박사인 의학계열을 제외한 신규 교수 9559명 가운데 국내파는 52.4%였으며 해외파는 47.6%를 차지해 수적으론 국내파가 더 많았다. 하지만 이 비율은 대학 소재지에 따라 다르다. 해외파 박사는 수도권대, 국내파 박사는 지방대에 몰리고 있다.

교수가 된 국내파 박사 5008명 가운데 37.1%가 수도권대, 62.9%가 지방대에 임용됐다. 반면 교수가 된 해외파 박사 4551명 가운데 59.4%가 수도권대, 40.6%가 지방대에 임용됐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9개 주요 대학의 신규 임용 교수 2099명 가운데 국내파는 32.3%(679명)이었고 해외파는 67.7%(1420명)로 2배 이상이었다.

게다가 국내파 박사들은 임용 기간이 13년에 불과한 기간제(비정년트랙) 교수나 초빙교수로 임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해외파 박사에 비해 신분이 불안정하다.

20042006년 전국 195개 대학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4개교(53.3%)가 채용한 기간제 교수는 2177명이며 일부 대학은 아예 재임용 심사 기회조차 주지 않아 교육인적자원부가 대학에 시정을 요구했을 정도다.

국내파 박사가 갈수록 홀대받자 국내 대학원은 매년 석박사 과정생 미달 사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으며 교수들은 대학원생과 공동 연구가 힘들어져 연구 성과가 떨어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최창봉 권혜진 ceric@donga.com hj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