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열린우리당을 집단 탈당한 의원 23명은 스스로 열린우리당에 있던 좌우 양극단을 배제했다고 평가한다. 3년여 내내 진보 대 실용 갈등을 겪었던 열린우리당처럼 내부 노선 대립으로 자기 발목을 잡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이들은 열린우리당 내에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됐던 의원이다. 재야 운동권이나 친()노무현 대통령 의원은 거의 없는 대신 관료 학자 전문가 출신이 많다. 그러나 이들이 원내 교섭단체에 이어 통합신당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정치결사체를 이루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현안별로 의원 개개인의 과거 발언을 보면 정반대의 주장을 하던 의원이 섞여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외교안보정책이 갈등의 불씨될 듯=경제정책보다는 외교안보정책에서 다른 목소리가 많았다. 집단 탈당을 주도한 강봉균 의원은 대북()지원사업은 북한경제의 개혁과 개방 노력을 봐가며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지난해 북한 핵실험 당시에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확대 참여를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집단 탈당 의원 중 이강래 이종걸 김낙순 노현송 우윤근 우제항 주승용 의원은 당시 PSI 확대 참여 반대 성명에 서명하고 북-미 양자 대화를 촉구했다.
최용규 노웅래 양형일 장경수 주승용 의원은 일본이 대북제재 결의안을 냈을 때 결의안이 6자회담을 파탄내고 남북경협을 중단시킬 수 있다며 반대했다. 특히 주 의원은 지난해 9월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본의 대북제재 조치에 대해 북핵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유일한 길은 협상이며 대북 추가 제재는 중대한 실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말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가 쟁점이 됐을 때 노웅래 전병헌 우윤근 노현송 장경수 의원은 연내 처리를 강력히 주장하며 국회 본회의장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때 박상돈 의원은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의 생각이라는 글을 올려 국가보안법 폐지 후 나타날 역기능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개혁을 해 놓은 다음에 국민을 설득하면 된다는 자세는 오만한 생각이라고 이들을 비판했다. 박 의원 외에도 조배숙 변재일 서재관 우제항 의원이 안개모 소속이다.
이종걸 의원 등은 친()천정배 그룹=이종걸 우윤근 제종길 의원 등 3명은 진보 성향이 강한 천정배 의원 계열로 분류된다. 이들은 7일 천 의원과 함께 민생정치모임을 만들고 정책 노선을 같이하기로 했다.
이들은 강 의원과 달리 강한 분배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종걸 우윤근 의원은 지난해 11월 아파트 분양원가 전면 공개, 공공택지 전면 공영개발 등을 주장하며 당시 정책위의장인 강 의원을 공격하기도 했다.
탈당 의원 중에는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 경우도 있다. 강 의원은 우리도 누가 누군지 잘 모른다며 70% 정도 생각이 같고 30% 정도 다르다면 함께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